폭스바겐·인피니티·볼보, 할인 이미해 환급 없다 못 박아
자체 할인이라 마케팅해 판매하고 세금인하 혜택 안줘
[뉴스핌=이성웅 기자] 정부의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 등 일부 수입차들이 1월 판매분에 대한 개별소비세 환급불가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발빠르게 개별소비세 환급 및 차종별 판매가격 인하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인 것으로,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1월 자동차 구매분에 대한 개소세 환급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곳은 폭스바겐, 볼보, 인피니티 등 3개 업체다. 해당 업체들은 지난달 개소세 인하분을 할인 혜택으로 이미 제공해 별도의 환급은 없다는 입장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판매 전 구매자에게 해당 할인은 개별소비세 지원 형식이라 공지했다"며 "오히려 대납한 폭스바겐이 환급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프로모션 형식이었지만 1.5% 할인을 이미 반영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인피니티와 볼보 관계자 역시 "개소세 인하 수준으로 할인을 실시했었기 때문에 환급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12월 개소세 감소에 따라 인하된 차량 가격을 1월에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골프는 46만원 인하한 3379만원, 티구안은 51만원 내린 3843만원에 판매됐다. 인피니티는 전모델에 최소 40만~최대 100만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볼보 역시 44만~77만원까지 가격을 할인했다. 3개 업체는 개소세 인하 연장에 따라 동일한 할인을 2월에도 이어간다.
또다른 수입차 업체인 BMW코리아는 환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 1월, BMW 역시 개별소비세 인하분 만큼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발표 직후에는 정부지침에 따라 정상적으로 환급절차를 진행하려 했으나 이미 할인이 들어간 상태에서 추가로 환급되면 2월 구매자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아 내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1월 구매자 입장에서는 자칫 정당한 환급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 개별소비세 제도는 차량을 판매한 쪽에서 대납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따라서 개소세가 포함된 금액을 결재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세금이 포함된 전체 금액을 차량가격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업체에서 환급을 거부할 경우 받을 방법도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프로모션 혜택이 사라진 셈이다. 기존 할인에 더해 환급 받길 원할 경우 민사소송 절차까지 거쳐야할 지경이다.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서도 수입차 업체들의 이와 같은 태도에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BMW 차량을 구입했다는 한 네티즌은 "프로모션 할인은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고 개별소비세 인하는 국가정책인데 왜 환급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할인은 차량가격에서 이뤄진 것이지 내리지도 않은 세금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수입차 업체들과 달리 국산차업체들은 즉각적인 환급조치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영업사원을 통해 1월 구매자에게 직접 연락을 돌려 개소세 인하분을 환급할 계획이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같은 방법으로 구매자에게 개별통보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