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물동량 증가로 운임 반등 예상
[뉴스핌=조인영 기자] 국내 해운업계 1·2위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지난 4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더욱이 유럽노선을 중심으로 운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올 1분기 흑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양사는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성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해 4분기 18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163억원 보다 크게 하회한 실적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운임하락과 물동량 부진으로 평균 단가가 하락하면서 어닝 쇼크가 발생했다. 부채비율도 3분기 687%에서 848%로 커졌다.
현대상선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작년 1분기(42억원) 한 차례의 영업흑자 이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내리 적자를 보고 있다. 특히 4분기는 12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면서 연간 2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된 적자로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면서(63.2%)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관리종목 지정 기업은 2년간 자본잠식률이 50%를 상회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되기 때문에 현대상선은 유동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문제는 업황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특히 유가하락 효과와 각 사의 자구노력에도 운임하락폭이 워낙 커 좀처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CCIF는 지난 1월 말 현재 778.8로 전주 보다 6.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874 보다는 95.2포인트 낮다.
특히 상해~유럽 운임은 TEU(1TEU=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69달러로 전주 보다 76달러(14%) 떨어졌다. 작년 12월 31일 1231달러에서 4주 만에 62% 가량 급락한 것이다.
미주지역은 유럽 보다는 나은 편이다. 상해~미서안 운임은 FEU(40피트컨테이너) 전주 보다 11달러 상승한 1388달러, 미동안이 46달러 오른 2466달러다. 다만 업계는 시황상승 동력이 약해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한진과 현대 모두 미주와 유럽 노선이 전체의 80%에 달해 지금과 같은 시황으로는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 한진해운의 작년 미주노선과 유럽노선 비중은 40.1%, 27.5%이며, 현대상선은 48.6%, 27.5%였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4분기 컨테이너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25.8% 급락한 854달러로, 운임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폭은 3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운임의 절대적인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달 미주와 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 인상을 단행했으나 별다른 효과는 보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아시아~미주노선 운임을 FEU당 1200(서안), 1600달러(동안)로, 아시아~유럽노선은 2400달러로 인상했다. 현대상선도 유럽노선 등을 포함해 지난달에 운임을 인상했으나 비수기 여파로 상승 효과는 미미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통상 비수기에는 각 해운사에서 운임 인상을 시도하더라도 적용될 가능성이 낮다"며 "다만 성수기에 진입하는 오는 3월부터는 물동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운임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