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산유량 동결 합의에 대한 실망으로 유가가 하락했지만 뉴욕증시는 랠리했다.
설연휴를 보낸 중국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타는 데다 금융 및 소비재 섹터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1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22.57포인트(1.39%) 뛴 1만6196.41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30.80포인트(1.65%) 오른 1895.58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98.44포인트(2.27%) 급등한 4435.96에 거래를 마쳤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았던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의 회동 결과는 실망스럽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미 원유 재고량이 사상 최고치에 달한 가운데 대규모 감산이 아닌 산유량 동결만으로는 유가 반등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날 유가가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고, 상품 통화 역시 일시적인 반등 후 가파르게 떨어졌다.
연초 이후 주가와 유가의 강력한 동조 현상을 감안할 때 이날 뉴욕증시의 강세가 이례적이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평가다.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했던 금융주가 과매도 진단에 힘입어 크게 반등한 데다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재량 소비재 섹터를 끌어올리면서 증시 전반에 훈풍을 냈다.
장중 재량 소비재와 금융 섹터는 각각 2% 이상 오름세를 나타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각각 3~4%에 이르는 랠리를 연출했다.
일리아 페이진 왈라베드 캐피탈 이사는 “중국 증시가 완만하게 상승한 데다 소비재 섹터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JJ 키넌 TD 아메리트레이드 전략가는 “주가가 추세적인 상승을 회복하기 위해 금융주의 강세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필두로 주요 증시가 과매도 상태라는 인식이 번지면서 유가 하락에도 주가가 탄탄한 랠리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PBOC) 총재가 위안화 방어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도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한편 금값이 2.5% 떨어지는 등 주요 자산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움직임이 모처럼 두드러졌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1.4% 내린 29.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제조업과 주택시장 지표가 일제히 후퇴하는 모습이다.
뉴욕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마이너스 16.64를 기록해 7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또 지수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마이너스 10에 못 미쳤다.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2월 주택시장지수는 58을 기록해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ADT를 6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5% 가까이 뛰었고, ADT는 무려 47% 폭등했다.
호멜 후즈는 올해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7% 가까이 상승했고, 애플은 자사주 매입 및 배당 지급을 위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2% 이상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