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협회 이사회 및 정기총회 자료 통해 투자시점 전해져
[뉴스핌=황세준 기자] TV용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 삼성이 결국 발을 담글 것으로 보인다. 연내 TV용 올레드 패널 장비 발주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7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정기총회 자료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 패널 장비 발주 시점을 회원사들에 소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협회의 수석부회장사다.
자료는 시장조사기관인 IHS가 분기별로 발간하는 보고서인 'Display Supply Demand & Equipment Tracker'의 최신판에 실린 내용이다. 협회는 '우리 기업들이 올레드 수요 대응 및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해 TV용 사이즈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9월 TV용 8세대 올레드 디스플레이 생산 장비를 발주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7년꺼지 49만5000제곱미터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또 2017년 9월 2차 발주를 통해 74만3000제곱미터를 추가, 총 132만제곱미터 생산능력을 갖춘다.
업계 관계자는 "8세대 라인이라는 것은 55인치 이상의 패널을 뽑는다는 의미로 이론상 110인치까지도 가능하다"며 "투자비는 약 4조원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BMW 드라이빙센터에 설치한 투명 OLED 비디오월. <사진=삼성전자> |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정기총회 이후 해당 자료의 사실 여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삼성디스플레이측은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치일 뿐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협회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보고되고 정기총회 자료에도 넣을 만큼 신뢰도는 매우 높다. IHS측은 삼성디스플레이 및 관련 장비업계 등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수요 예측을 겸해 해당 자료를 내고 있으며 자료의 신뢰도는 90% 이상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IR에서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도 TV용 대형 올레드와 관련해 "시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고객사와 협의해 향후 시장 니즈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재국 삼성SDI 전자재료지원팀 상무 역시 지난달 컨콜에서 "애플의 OLED 스마트폰 출시나 삼성전자의 OLED TV 출시 가능성 등이 모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삼성전자가 2016년에 8K급 해상도의 올레드 TV를 출시할 것이라는 미국 IT 전문매체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이 매체는 '올레드 연합'의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이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를 지원하는 8K 해상도의 올레드 TV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생산이 현실화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삼성전자의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55인치 올레드 TV를 한차례 출시한 이후 손익이 맞지 않아 양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추가 제품 출시를 중단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활용한 LCD TV를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LCD TV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좁히며 추격해 오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IHS는 오는 2017년에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설비투자 금액의 20%인 23억6600만달러를 올레드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업계는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TV 패널 시장에서 홀로 분투해 온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뛰어든다면 올레드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