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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유가 전망 또 하향, IB 숨통 조인다

기사입력 : 2016년02월26일 05:09

최종수정 : 2016년02월26일 06:14

은행권 부실 여신 증가 및 대출 비즈니스 위축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은행(IB)이 국제 유가 전망을 또 한 차례 대폭 하향 조정했다. 감산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지만 유가 회복이 기존의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저유가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수익성에 커다란 흠집을 낼 것이라는 경고가 번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월가의 13개 IB들이 국제 유가 전망을 크게 떨어뜨렸다.

엑손모빌 <출처=AP/뉴시스>

시장 전문가들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올해 평균 배럴당 3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기존의 예상치에서 11달러 떨어진 수치다.

브렌트유 역시 올해 평균 가격이 배럴당 39달러에 그칠 것으로 IB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70달러에서 반토막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월가 IB들은 지난해 8월 이후 거의 매월 유가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가 산유량을 지난 1월 수준에서 동결하는 데 합의했고,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 감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번지고 있지만 IB 업계의 전망은 잿빛에 가깝다.

글로벌 메이저급 석유 업체들이 대규모 프로젝트 중단과 감원 등 다각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햄자 칸 ING 은행 애널리스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석유 업계의 구조조정이 아직 뼈를 깎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업체들이 여전히 원유를 대량 방출하고 있고, 이 때문에 상당 기간 유가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산유량을 동결하더라도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등 그 밖에 주요 국가들이 이에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IB 업계의 판단이다.

한편 저유가가 IB 업계의 수익성을 강타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에너지 업계의 대출이 크게 줄어드는 한편 부실 여신 발생으로 인한 손실 리스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웰스 파고의 에너지 관련 부실 여신이 지난해 4분기 49%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고, JP모간 역시 올해 1분기 에너지 업계의 부실 여신이 5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P모간은 국제 유가가 향후 18개월간 배럴당 25달러에서 머물 경우 15억달러에 달하는 충당금을 추가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를 보고서를 통해 “저유가로 인해 부실 여신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트레이딩이 위축, IB 업계의 관련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유가 급등락에 따른 자산시장의 변동성 상승 역시 IB 업계에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타격 이외에 글로벌 은행권의 신용도 실추와 자산 가치 하락 등 간접적인 영향에 따른 충격 역시 작지 않을 것이라고 무디스는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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