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이사회 의장에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 천거
[뉴스핌=조인영 기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은 2일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그룹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천거했다.
왼쪽부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 <사진=두산> |
두산은 그 동안 지주사인 두산 이사회 의장이 그룹회장직을 수행해왔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은 오는 25일 두산 정기주총에 이은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오래 전부터 그룹회장직 승계를 생각해 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생각으로 지난 몇 년간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지난해까지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턴어라운드 할 준비를 마쳤고, 대부분 업무도 위임하는 등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용만 회장은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서 두산인프라코어 턴어라운드에 힘을 보태는 한편, 두산 인재양성 강화 등을 위해 설립된 DLI(Doosan Leadership Institute)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의 소임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두병 회장의 맏손자인 박정원 회장은 사원에서부터 시작해 지난 30여 년 동안 두산그룹 변화와 성장에 기여하면서 준비된 리더로 자리매김 해왔다. 특히 2007년 두산 부회장, 2012년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으면서 두산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한편, 턴어라운드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
박 회장은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현장을 두루 거쳤으며 결정적인 순간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왔다. 일례로, 1999년 두산 부사장으로 상사BG를 맡은 뒤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 사업 위주로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취임 이듬해인 2000년에 매출액을 30% 이상 끌어올렸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인재 육성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그는 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서 2014년 연료전지 사업, 2015년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 및 사업 추진에 핵심역할을 했다. 두산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2년 만에 수주 5870여억원을 올리는 등 두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 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은, 현재 구단주를 맡고 있는 두산베어스의 선수 육성시스템에서 잘 나타난다. 역량 있는 무명 선수를 발굴해 육성시키는,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베어스의 전통에는 인재 발굴과 육성을 중요시하는 박정원 회장의 경영철학이 잘 반영돼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