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 9단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패배"
[뉴스핌=이수호 기자] 알파고가 인간 프로기사를 상대로 한 첫 대국에서 먼저 1승을 차지했다. 특히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의 경우를 따져가며 바둑판 전체를 들여다보고 둔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마련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대국이 끝났다. 알파고는 총 186수만에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불계승했다. 이 9단은 무려 30여분 남긴 상황에서 기권을 선언하며 충격적인 패배를 인정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알파고가 경기를 지배하며 중계진을 놀라게 했다.
이날 구글 유튜브 측 중계를 맡은 김성룡 9단은 "5개월 전 판후이 2단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알파고가 보여준 실력은 이 9단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놀라워했다.
특히 그는 경기가 중반에 진입한 상황에서도 "이 9단이 경기 내내 많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알파고의 감정을 읽을 수 없어 더욱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바둑기사의 대국이 열리고 있다. <사진=구글 제공> |
유창혁 9단 역시도 "밀고 붙이는 등 알파고의 감각이 좋다"면서 "이 9단은 젖힌 수, 들여다본 수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9단은 대국이 시작된 지 1시간 25분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떠 잠시간의 휴식을 취했다.
이어 진행된 중반부에서는 이 9단이 우세한 상황을 만들면서 오후 3시경에는 팽팽한 수준을 만들었다. 특히 알파고는 백 90수만에 첫 실수를 범하면서 이 9단이 유리해지는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팽팽함은 오후 4시20분경 갈렸다. 김 9단은 3번의 검토 끝에 "현재 이 9단이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알파고의 판세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다 본 것 같다"고 이 9단의 패배를 점쳤다.
중계진은 알파고가 부분전이 아닌 경기 전체의 흐름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승리의 요인으로 꼽았다. 양측이 모두 실수를 범했지만, 인간이 셀 수 없는 경우의 수를 다 따지고 전체 판세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결국 이 9단은 김 9단의 분석이 나온지 수분만인 186수만에 불계패를 선언하고 돌을 던졌다. 127수에 나온 실수가 결정적이었다.
이날 중계를 맡았던 김 9단은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패배가 나왔다"라며 "바둑은 경우의 수가 많아 승패를 점치기가 어렵지만, 알파고는 부분전을 넘어 승부의 전체를 다 보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