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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와 심리전에서 밀린 이 9단..나머지 4국에선 실수 줄여야
[뉴스핌=이수경 기자] 알파고가 인간 프로기사를 상대로 한 첫 대국에서 1승을 먼저 차지했다. 인간 기사의 조그마한 '실수'도 놓치지 않고 분석하는 컴퓨터가 승리하는 것은 예견된 결과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우세하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마련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대국은 알파고가 승리했다.
알파고는 총 186수 만에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불계승했다. 이 9단은 30여 분 남긴 상황에서 기권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된 결과였다는 입장이다. 학습 경험이 축적될수록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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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대국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엔비디아 소속의 한 딥러닝 전문가는 "애초부터 알파고가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며 "구글이 트레이닝을 통해 알파고에 상당한 경험을 축적한 상태에서 이세돌 9단이 조그마한 실수라도 하면 알파고는 이를 놓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세돌과 대국을 계속할수록 알파고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며 "영어를 계속 말하면 유창해지는 게 딥러닝의 원리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늘 경기가 펼쳐지기 전만 하더라도 저작권 등의 문제로 오래전 기보를 활용할 수밖에 없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유럽 프로기사 판후이를 상대로 5승 전승한 이후, 5개월의 시간은 알파고가 이 9단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지식을 높이기엔 충분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완 양산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겸임교수는 "경기 도중에는 알파고가 학습하지 못하지만, 오늘 경기 이후로도 학습하면서 그 실력을 일취월장 늘려나갈 것"이라며 "첫판을 이기지 못했기에 나머지 4판도 이기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라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 아니면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쉬이 승부를 내보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간의 직관을 흉내 내는 인공지능을 만들려는 그의 도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생애 최초 인공지능 컴퓨터와의 대결에 이 9단이 심리전에서 밀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 9단이 컴퓨터와의 '기' 싸움에 밀리면서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장병탁 서울대학교 교수는 "사람 기사 사이에서 있어야 할 심리전이 없으니 이세돌 9단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왜 수를 그렇게 뒀을까를 분석하다 보니 흔들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 교수는 "딥 러닝 기술을 활용한 알파고는 인간의 기보를 단순히 학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처럼 바둑을 두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기계의 냉철함과 인간의 '상황인지'능력이 합쳐졌다는 점에서 적어도 바둑에 관한한 사람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장 교수는 "'하루'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 9단의 전략을 학습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나머지 4판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알파고가 프로 2~5단의 실력이 아니라 이미 프로 9단급 실력을 갖추고 경기에 임한 것 아니느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첫판에 실수가 잦았던 만큼 호흡을 가담는다면 나머지 4판에서는 승부를 걸 수 있을 거라는 평가다.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알파고가 미처 학습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있을 거로 판단해 이 9단이 이길 거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며 "5개월의 시간동안 알파고가 뭔가를 해서 실력을 늘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원래부터 뛰어났으나 구글이 2~5단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해 표현한 것은 아닐까 생각마저 들었다"며 답했다.
이어 추 연구원은 "해설에 따르면 이세돌 9단이 이길 수 있는 경기였고 뒤집을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하루, 이틀 학습한다고 해서 알파고의 지능이 갑자기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3:2로 이세돌 9단이 이번 대국에서는 승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