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에서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거지꼴이 된 서현진, 술에 취해 뻗어버린 '미녀 공심이'의 민아, 모산이 캐릭터 공심 역의 민아, '또 오해영'에서 술에 취한 서현진(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SBS '미녀 공심이' tvN '또 오해영' 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로맨틱 코미디가 뜨려면 여배우가 망가져야 한다?
미모는 잠시만 안녕, 허당에 푼수도 모자라 이제는 ‘돌+아이’형 여성 캐릭터가 브라운관을 주름잡고 있다. ‘또 오해영’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서현진,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SBS ‘미녀 공심이’의 민아(걸스데이), 결혼 후 로맨틱 코미디로 출격하는 MBC ‘운빨 로맨스’ 황정음까지, 사정없이 망가져 더 주목 받는 로코 속 여주인공을 분석한다.
봄기운과 함께 로맨틱 코미디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과 SBS ‘미녀 공심이’가 방송과 동시에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는 25일 방송하는 황정음, 류준열의 MBC ‘운빨 로맨스’ 역시 기대작으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인 로코퀸 대전이 시작됐다.
서현진은 전작인 tvN ‘식샤를 합시다2’에서도 푼수 끝장판 백수지를 맡아 내숭 없는 먹방에 활력 넘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기세를 몰아 ‘또 오해영’에서는 백수지를 능가하는 오해영으로 월, 화요일 저녁 지친 시청자들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서현진은 ‘또 오해영’에서 먹방은 물론, 순도 100%의 털털함을 보여주고 있다. 리얼한 만취 연기에, 오밤중 댄스까지 척척해낸다. 그의 엄마도 딸의 ‘돌+아이’같은 성격에 혀를 내두른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거지꼴이 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굳이 자전거를 들고 동네 계단을 터벅터벅 올라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서현진이 아니었으면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리얼한 연기가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서현진의 능청맞은 연기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SBS ‘미녀 공심이’ 민아의 활약도 만만찮다. 민아가 연기하는 공심이는 백치미 넘치는 미스코리아 출신 엄마의 두뇌와 아버지의 친숙한 외모를 물려받은 인물이다.
극중 캐릭터에 맞게 민아는 과감하게 외모를 포기했다. 원형탈모가 설정인 공심을 재현하기 위해 민아는 클레오파트라를 연상시키는 답답한 일자머리 가발을 쓰고 다닌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아이라인도 포기하면서까지 캐릭터 완성에 신경 쓰고 있다. 민아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망가지는 건 두렵지 않다”며 ‘못생김 완전무장’을 예고했다.
공심의 캐릭터 역시 막무가내다. 술에 취하니 비누를 주전부리 삼아 한입 맛있게 베어 물고 화장실 청소용 솔에 치약을 묻히고는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화가 나면 그대로 돌격하는 민아의 ‘돌+아이’ 기질은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다. 자신이 아끼는 식물의 잎을 손으로 다 뽑아버린 단태(남궁민)에 공심은 똑같이 그의 머리를 잡아 당기며 “머리도 또 난다더라”며 응수했다. 또 외모를 비하하는 면접관에게는 “그러니까 개저씨라는 소리를 듣는 겁니다”라며 당돌하게 맞섰다.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민아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로코 후발주자로 황정음이 나선다. 이미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과 드라마 ‘킬미, 힐미’에서 발랄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를 보여준 황정음. ‘로코퀸’ 자리에 여러번 오른 그가 다시 선보이는 작품이라 기대가 크다.
황정음은 ‘운빨로맨스’에서 말 그대로 대책 없이 밀어 붙이는 ‘초긍정 여자’를 연기한다. 월세, 세금이 밀려도 괜찮다며 스스로 위로한다. IT는 일자무식인 건설회사 사장님이 만든 ‘대박 소프트’에 프로그래머로 들어가 자기 분야가 아닌 잡무까지 완벽하게 해낸다. 여기에 월급은 뒤로하고 도박판에 뛰어든 사장을 잡으러 정선까지 찾아가는 열혈 캐릭터를 완성할 예정이다.
이처럼 로코 속 여주인공은 예뻐야한다는 상식의 틀이 깨진지 이미 오래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 최근 황정음과 박보영까지 드라마에서 망가지는 로코퀸의 자리를 지킨 여배우들의 활약은 꾸준했다. 로코 물결이 다시 몰려오는 가운데, 2016년도에는 누가 돌+아이 로코퀸의 자리에 오를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