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서울 종로구 청진동 주요 대형빌딩의 지하공간이 보행로로 뚫려 지하철 종각역부터 광화문역까지 한번에 지하로 이동할 수 있는 보행로가 조성된다.
공원조성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 586억원이 전액 민간투자로 이뤄졌다.
종로구청은 ‘청진구역 지하보도 설치 및 지상보도 개선사업’을 완료하고 지하보행로를 개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업은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노후화된 도시기능을 회복하고 일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 대상지에는 청진1구역(KT)과 2·3(대림산업), 5(라이나생명), 8(타워8), 12~16(그랑서울) 지구 등 5개 사업지구에 속한 4개 대형빌딩이 포함됐다. 1호선 종각역부터 5호선 광화문역까지 ‘지하보행로’가 연결됐다.
이날 개통된 광화문역과 연결된 지하보행로는 길이 240m, 면적 2827㎡ 규모로 광화문역에서 KT와 D-타워 빌딩 지하 1층을 거쳐 종로구청과 청진공원으로 연결된다. 종각역과 연결된 지하보행로는 길이 350m, 면적 900㎡ 규모로 그랑서울 출입구를 거쳐 타워8 빌딩 지하 1층과 종각역까지 이어진다.
아직까지 지하철 종각역부터 광화문역까지 지하로 한 번에 이동할 수는 없지만 순차적으로 지하보행로를 추가 조성한다는 게 구청의 방침이다.
![]() |
청진구역 지하보행로 조성 현황 <자료=종로구청> |
도시개발로 사라진 청진동의 옛 모습을 되살리고 도심 속 휴식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르메이에르종로타운 뒤편 청진동 177번지 일대에는 청진공원이 조성됐다.
지난 2008년 시행된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기부채납된 공원부지에 들어선 청진공원은 현대식 조경은 피하고 옛 길 느낌을 되살렸다.
오래된 지하철역 시설도 개선됐다. 종각역은 ▲승강장층 확장(3m→9m) ▲대합실 630㎡ 확장, 게이트 4대 증설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 신설 등으로 혼잡에 대비했다. 광화문역에도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추가됐다.
종각역과 광화문역을 잇는 지상보행로도 걷기 편하도록 손봤다. 보도와 횡단보도의 높이가 같은 '고원식 횡단보도' 4개소를 조성하고 청진공원 남쪽에 친환경보도블록을 깔아 보도를 넓혔다.
당초 5개 사업지구는 개별 개발이 예정돼 있었지만 건축가 출신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취임 후 통합 개발로 방향을 틀어 지하공간개발을 추진했다. 통합 개발로 각 건물의 가치를 높이고 유동인구가 늘면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지난 2011년 지하공간개발협의체를 구성해 87차례 협의를 거쳐 2012년말 사업비 전액을 사업시행자가 면적에 비례해 부담하는 민간투자를 합의했다. 전체 사업비는 586억원 수준이다. 공사는 지난 2013년 2월부터 시작됐다.
구청은 앞으로 종로의 역사·문화 자원을 공간별로 도입해 명소화하는 '청진구역 스토리텔링 사업'도 사업자와 협의해 민간투자로 진행할 계획이다. 광화문역 지하보행로에는 '책의 거리'를 조성하고 수진궁터 자리에는 '한국만화탄생지 조성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청은 사업 대상지 일대가 앞으로 광화문광장부터 경복궁, 인사동과 연결되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청진동은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종로의 입체적 보행중심축으로 재탄생했다"며 "민간투자로 예산을 절감하고 효과를 함께 거둘 수 있는 도시계획 사업구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