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시설 신설·이전 러시...영업 치중됐던 인력, R&D로 집중
[편집자] 지난해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은 국내 제약업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이를 발판으로 올 들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국내 제약사는 3곳으로 늘었다. 제약업계의 외형과 내실이 전례 없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70년 제약산업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을 맞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뉴스핌=박예슬 기자] 올해 제약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연구개발(R&D) 확대'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체결의 배경에는 15년 이상 남모르게 계속해 온 R&D 투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기존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가 이미 내놓은 신약의 복제약(제네릭)을 생산해 판매하거나, 혹은 판권을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이 주요 수입원이었다.
제약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녹십자> |
그러나 한미약품의 사례로 인해 국내 업계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주요 제약사들은 R&D를 위한 시설을 확충하거나 관련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연내 경기 용인에 바이오연구소를 완공할 예정이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1만㎡ 규모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 및 연구시설을 신설하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내년 말게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건설중인 LG그룹 통합 연구시설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곳은 LG그룹이 미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건설하고 있는 연구시설로, LG생명과학 뿐만 아니라 그룹의 주요 계열사 10개의 R&D 인력 약 2만5000명이 상주하게 된다.
이 중 LG생명과학은 지하 3층과 지상 7층 규모의 1개 동을 사용할 예정이다. 기존 LG생명과학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LG화학연구소 내 350명가량을 수용하는 연구시설을 사용해 왔다. 회사에 따르면 새 연구시설은 기존에 비해 약 2~3배 정도 확장된 수준이다.
CJ헬스케어도 그룹 통합 연구소인 경기 수원 소재의 ‘CJ블로썸파크’로 내년 중 연구시설을 옮길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CJ제일제당의 연구시설이 한데 모여 있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총 수용 인원은 약 1000여 명이다.
이러한 제약사들의 R&D 강화 추세는 채용시장에서도 드러난다.
한미약품은 올 상반기 공채에서 각 분야의 R&D·임상·개발 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했다. 지난달 대졸사원을 모집한 동아쏘시오그룹도 동아쏘시오홀딩스 각 분야 연구직, 동아ST 개발직군 인력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녹십자와 JW중외제약 등도 각각 올 신입사원 공채에서 연구·개발직군을 모집했다.
과거 국내 제약사 채용형태가 영업직군에 치중됐던 것에 비하면 사뭇 달라진 업계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