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설립인가 유력...신한은행과 업무겹쳐 충돌 불가피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은행이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3분기내 설립한다. 20년전 진출해 베트남 외국계은행 1위로 성장한 신한은행에 도전장을 던질 만큼 성장할지 관심사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법인 설립 인가를 늦어도 3분기내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달 초 베트남 당국자와 만나 협조를 구한 뒤, 법인인가가 유력해졌다”고 말했다.
정은보 부위원장은 베트남에서 하 우히 뚜언 국가금융감독윈(NFSC) 부위원장 등 현지 재무부, 중앙은행, 증권위원회 등 금융당국 4곳과 협력강화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특히 브엉 디 훼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면담하고 국내 금융사의 원활한 현지 진출 협조를 구했다.
3분기에 인가가 나오면 즉시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베트남 지점의 신시스템도 구축 작업중이다. 지점수도 현재 2곳(하노이, 호치민)에서 크게 늘릴 예정이다. 우리은행 이 관계자는 “베트남은 연간 단위로 은행지점 신설을 승인해주기 때문에, 매년 일정 수 이상 받아야 한다”고 했다.
우리은행 베트남 호치민지점이 입주한 금호아시아나 플라자와 하노이지점이 있는 랜드마크72 전경 <사진=우리은행 베트남 지점> |
주목되는 점은, 현지인 대상으로 소매금융과 모바일은행을 공략하기로 한 것. 지금까지는 현지에 진출한 삼성, LG, 포스코, 금호 등 대기업을 상대로 기업금융에 치중했다. 그러나 법인을 설립하면 주택대출, 우리카드의 신용 및 직불카드 등과 모바일은행인 위비뱅크도 선보이기로 했다.
현재 베트남에는 신한은행의 신한베트남은행이 유일한 한국계 법인이다. 국민은행이나 NH농협은행은 하노이에 사무소만 있고, 현재 지점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국내 최고 은행 자존심을 건 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신한베트남은행은 HSBC, ANZ, SC은행을 제치고 18개 점포로 가장 많은 지점을 가진 외국계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철저히 현지인 대상 영업 방식을 고수해 신용카드 가입자가 14만명을 돌파하는 등 자동차금융, 주택대출 등 소매금융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모바일은행인 ‘베트남 Sunny Bank’도 내놔 가입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우리은행이 베트남에서 하려는 비즈니스도 신한베트남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에 20년이나 공을 들여 지금 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비용지출을 감수하고 장기 투자해야만 현지화가 가능하다는 성공 모델이 신한베트남은행”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