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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변호사 3인방 뭉친 헬프미…"스마트로 법률시장 혁신"

기사입력 : 2016년07월01일 08:05

최종수정 : 2016년07월01일 08:05

지급명령 신청서 작성에 AI 기술 활용…대행료 10% 수준으로 낮춰

[편집자] 이 기사는 06월 30일 오후 2시1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최유리 기자] 대형 로펌을 박차고 나와 지난해 7월 인공지능(AI)으로 법률상담을 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박효연 헬프미 대표. 변호사와 법률 상담 의뢰인을 연결하는 플랫폼과 법률 서류 작성 서비스를 운영 중인 그는 스스로 억대 연봉 대신 '고난의 행군'을 택했다고 말한다. 프로그램 코딩부터 사업 모델 설계까지 뭐 하나 만만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한 이유는 법률 시장의 높은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다. 법률 상담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실력있는 변호사를 찾고 상담을 예약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박 대표는 직접 변호사와 상담 의뢰인을 이어주는 '헬프미'로 도우미를 자처했다.

간편한 예약 플랫폼으로 관심을 받은 헬프미는 AI 변호사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 중이다. 법률 서류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서비스로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헬프미 이용 방법은 영화 예매하기와 유사하다. 홈페이지에서 상담 분야와 지역을 선택하고 해당 변호사를 고르면 그의 일정이 뜬다. 일정에 따라 상담이 가능한 시간과 상담 방식을 고르고 결제하기를 누르면 끝이다. 

◆ 사법 연수원 동기들과 창업…카톡으로 법률 상담까지

박 대표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로펌 '율촌'에서 금융·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경력을 쌓았다. 6년차 변호사였던 그가 돌연 창업을 결심한 것은 법률 서비스의 문제를 몸소 느끼면서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정보 격차가 시장의 비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변호사들은 넘쳐나는데 이들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입니다. 원하는 분야에서 실력 있는 변호사를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죠. 알음알음 찾더라도 상담을 받으려고 하면 또 다른 벽에 부딪힙니다. 변호사 사무장과 수 십 번 연락을 하거나, 소위 돈이 되는 케이스여야 상담을 해주는 경우가 많죠. 상담비는 시간당 수 십 만원에 이르지만 만족도가 높지 않은 이유입니다."  

박효연 HELP ME 대표이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풀기 위해 박 대표는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뭉쳤다. 남기룡 변호사와 이상민 변호사에게 법률 상담 예약 플랫폼 '헬프미'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대표가 서비스 기획을 맡고 남 변호사와 이 변호사는 소속 변호사를 관리하는 일을 책임졌다.

헬프미는 변호사와 상담 의뢰인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했다. 변호사는 고액의 광고 대신 헬프미 홈페이지에 자신의 정보를 올리면 된다. 이용자가 변호사의 이력과 승소한 판결 사례, 상담 후기 등을 보고 필요한 영역의 변호사를 고를 수 있게 한 것. 선택한 변호사와 상담을 잡는 방식은 간단하다. 영화표를 예매하듯 지역과 날짜를 선택하면 클릭 몇 번으로 예약이 끝난다. 대면·전화 상담뿐 아니라 카카오톡을 이용한 채팅 상담도 가능하다.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8월 한달 동안 50여명에게 상담 예약을 받았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월 평균 100여명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상담료 기준 거래액이 3억원을 넘어섰죠. 무엇보다 간편한 예약으로 이용자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 AI로 법률서류 작성 자동화…수익 모델 본격화

이용자 반응은 고무적이었지만 수익화라는 과제가 남아있었다.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어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익 모델을 고민하던 박 대표는 법률 서류 작성에서 답을 찾았다. 변호사에게 의뢰했던 복잡한 서류 작성을 자동화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일종의 AI 변호사인 셈이다.  

박효연 HELP ME 대표이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시작은 지급명령 신청서다. 지급명령은 체불 임금이나 대여금 등 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을 대신해 법원이 채무자에게 돈을 갚으라고 강제하는 제도다. 연간 138만건 가량의 지급명령이 진행되는데 신청서 작성에만 30만~40만원이 든다. 간단한 서류지만 법률적인 문법을 써야하기 때문에 변호사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박 대표는 직접 코딩을 배웠다. 법률을 잘 아는 변호사가 알고리즘을 설계해야 최적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 결과 알고리즘으로 수만 가지 사례 중 이용자에게 맞는 것을 찾아 맞춤형 문서를 작성하는 '지급명령 헬프미'를 만들었다. 서비스 이용 요금은 기존 신청서 작성 요금의 10% 수준인 3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27일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6월초부터 2주동안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300여명이 몰렸다.

"변호사의 업무를 AI가 뺏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효율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기계적인 서류 작성은 AI가 하고 최종적인 검수나 전문적인 상담은 변호사가 맡은 식으로요. 올해 안에 지급명령 헬프미로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상속이나 이혼 서류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힐 계획이예요. AI로 생산성을 끌어올려 소비자가 혜택을 받게 할 겁니다." 

HELP ME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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