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지은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Mnet ‘쇼미더머니5’에서 탈락한 참가자 중 가장 아쉬운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보이비(30)다. ‘다크호스’ ‘래퍼들의 기피상대’로 불렸던 만큼 다소 빠른 탈락이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보이비는 2010년 리듬파워로 데뷔했다. 6년이라는 활동 기간 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있던 만큼, ‘쇼미더머니’ 출연은 쉽지는 않았다. 또 멤버인 행주와 지구인이 시즌4에 모두 참가했다 탈락한 경험이 있다 보니 부담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리듬파워’ 하나로 해소됐다.
“사실 시즌4때 다 같이 참가해 우리 실력을 보여주자는 말이 오갔어요. 그때 제가 군에 있었는데 막판에 부대에서 출연을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죠. 정말 아쉽더라고요. 그러다 제대할 때 ‘쇼미더머니5’가 한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출연을 결정지었죠. 부담은 있었지만, 멤버들 탈락과 전혀 별개의 문제였어요. 저희가 아무래도 일찍 탈락하다보니 리듬파워의 실력을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시는 리듬파워를 무시하지 못하게 할 거야’라고 마음먹었죠.”
단언컨대, 보이비의 출연은 ‘리듬파워’의 실력과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만약, 보이비가 비와이와 1차 공연 무대에서 붙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 방송을 통해 아직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이 수두룩하기에 그만큼 아쉬움이 짙다.
“솔직히 준비한 것보다 훨씬 못했어요. 항상 자신 넘치게 다양한 랩과 퍼포먼스를 준비했는데 현장의 위압감이 엄청나더라고요. 다 보여드리지 못해 속상하죠. ‘쇼미더머니5’ 출연을 결정지었을 때, 이미 우승이 제 목표였어요.(웃음) 머릿속에 혼자서 그림까지 다 그려놓을 정도였으니까요. 탈락은 했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얻은 게 있어서 기분이 좋아요. 하하.”
언더그라운드 때부터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온 보이비의 존재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다만 1차 공연 때 ‘쇼미더머니5’의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비와이와 대결을 직접 택하면서 보는 이들을 의아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비와이를 내가 상대하겠다’라는 느낌으로 한 게 아니었어요. 단독공연은 강력하고, 믿을 수 있는 멤버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프로듀서인 길, 매드클라운 형의 생각도 저로 모였고, 저도 제가 하는 게 맞다 여겼거든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거예요. 비와이와 붙는 게 결정되고 나서 굉장히 고민했어요. 비와이처럼 4분짜리 곡에 랩을 가득 채우자는 얘기도 나왔죠. 하지만 길 형이랑 하고 싶었던 음악이 바로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힙합이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호랑나비’죠.”
리듬파워와 함께 무대를 꾸민 것은 보이비의 추천이었다. 피처링에 무게를 두자는 길의 조언이 더해진 터. 보이비는 “다이나믹듀오나 리듬파워와 함께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곡이 단순하게 소모되는 것이 싫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리듬파워는 항상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곡을 노래한다. 그러다보니 보이비는 개인적인 자신의 색깔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모두 드러낼 계획이었다. 또 어느 순간 변질된 힙합에 대해, 작은 실수로 웃음거리가 돼 버리는 현실에 대해 ‘힙합의 초심’을 찾아주는 노래를 하고픈 포부도 있었다.
“우리나라 힙합이 어느 순간부터 굉장히 자극적으로 변했더라고요. 일회성 음악에, 조금만 못해도 서로 깎아내리고 헐뜯는 게 힙합이 돼 버렸죠. 경력이 있어도 작은 실수로 망신당하고 웃음거리가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이런 게 옳다, 그르다 얘기할 순 없어요. 전 처음 힙합 음악을 시작한 사람들의 심리나, 좋아하게 됐을 때 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더욱이 이건 ‘쇼미더머니’ 무대에서 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번 ‘쇼미더머니5’는 보이비 개인으로서 역량을 뽐냈지만, 리듬파워로서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크다. 음악문제에 있어서는 확고한 뜻이 있었고, 고민하는 깊이도 남달랐다. 또 본인과 팀의 음악적 색깔은 정 반대지만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호랑나비’가 제 인생곡이라고 얘기해주세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이 노래는 길 형의 도움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곡이었으니까요. 진짜 저만의, 리듬파워만의 인생곡을 만들고 싶어요. 저희 음악적 색깔이 유일무이했으면 좋겠어요. 저희만의 색깔을 지키고 영리하게 풀어나가고 싶어요. 제 음악 인생에 챕터가 있다면 이제 2막이 열린 기분이에요. 앞으로 말보다는 음악으로 모든 걸 보여드릴게요.”
[뉴스핌 Newspim] 글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