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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판결, '진짜' 국제 분쟁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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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개입으로 중국과 대결 본격화 관측
분쟁 당사국, 국제 판결 나온 뒤 셈법 분주

[뉴스핌=이고은 기자] 남중국해 분쟁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 이후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앞으로의 국제 해양 분쟁이 강대국 위주의 '힘의 논리'에 따라 흘러갈지, 국제법의 권고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갈지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을 통해 중국이 잃은 것은 '남해구단선' 뿐만이 아니다. 필리핀 측이 제소하지도 않았던 타이핑다오 섬에 대한 중국 측 영유권 주장까지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만큼 압도적으로 중국 측 주장이 기각된 것이다. 무엇보다 타격을 입은것은 중국의 국제사회에서의 '평판(reputation)'이다.

강대국이 국제법에 의한 중재안을 무시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은 필리핀에 협상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필리핀에게 분쟁 해결의 열쇠가 될지, 아니면 분쟁을 격화시키는 방아쇠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중국이 중재안을 무시하더라도 국제재판소가 압도적으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미국이 중국을 외교적으로 압박할 여지가 늘어났다는 평가도 제기되는 등 새로운 대결 구도가 숨막히게 형성되면서 흘러가고 있다.

분쟁 당사국별 영유권 주장 경계선 <사진=위키피디아>

◆ 남중국해 분쟁, 판결 이후가 진짜 '시험대'

12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재판소의 압도적인 판결로 미국이 남중국해 지역 분쟁에 있어 외교적 영향력을 발휘할 여지가 커졌다면서, 이는 동시에 중국과의 마찰 수위를 높이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정부는 이번 판결로 남중국해 분쟁을 해결할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미국은 동시에 중국 지도부가 영유권을 방어하기 위해 실력을 행사하거나 미국의 군사 확장에 공격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필리핀 측 변호를 맡은 폴 라이슐러 수석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남중국해 분쟁의 다른 당사국들에게도 외교의 여지를 더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CNN뉴스 역시 중재재판소의 판결은 구속력이 있으며, 중국이 준수를 거부한다면 외교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이번 판결로 인한 글로벌 충격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많은 국가들이 이번 판결과 중국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판결이 장기적으로는 결정적인 것이 될 전망이지만, 판결이 난 바로 다음날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중국은 갑자기 굽히고 들어가지 않을 것이지만, 어떻게 중국을 장기적으로 압박할지 방법을 연구한다면 중국은 결국 고개를 내저을 것이란 관측을 전했다.

13일 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판결 이후 해양 법과 질서에 대한 진짜 시험이 시작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국제재판소의 판결을 무시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힘이 강한자가 바다에 대한 통치권을 무력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국가들이 협력해 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가르는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면서 "이 두 길 중 더 위험한 길로 가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움직여야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필리핀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군사를 주둔하고 있으며, 남중국해의 경제적·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남중국해의 지역적 중요도보다 국제 분쟁 상황에서 법에 기반한 접근방식을 유지하는 것 자체라고 주장했다.

◆ 단호하고 공격적인 어조의 판결... 중국이 잃는 것은

<사진=AP>

블룸버그통신은 PCA의 판결로 인해 중국이 남해 구단선, 타이핑다오 섬, 어업권, 국가 평판 등을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예외적으로 단호한 판결문의 어조도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남해구단선이 표시된 1947년 지도를 근거로 해 주장해왔던 남중국해 영유권은 완전히 기각됐다. PCA는 중국은 남중국해 자원에 대한 역사적 권리를 가진적이 없었으며, 배타적 지배권을 인정할만한 역사적 근거 또한 없다고 결론내렸다. 결론적으로 해당 수역에 대한 중국의 권리 주장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남중국해 최대 해양지형물인 타이핑다오(영문명 이투아바)도 섬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PCA가 압도적으로 중국측 영유권 주장을 기각했다는 의미다. 타이핑다오는 단순 암초로 판결이 나면서 UN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른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인정받지 못했다. 타이핑다오는 심지어 필리핀 측의 제소에 포함되어있지도 않았다. 타이핑다오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만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상태다. 대만 측은 PCA의 판결에 반발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어업권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분쟁지역에서 중국 측 해안경찰은 어업 활동을 막고 있었다. PCA는 중국이 불법적으로 필리핀이 자신의 EEZ에서 어업을 할 권리를 방해하고 있었으며, 동시에 중국인 어부들의 활동을 막지도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는 중국인 어업선박의 침입에 관해 이는 중국 측 영유권 주장의 일환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필리핀의 압도적인 승리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판결문의 단호하고 공격적인 어조라고 통신은 전했다. 판결문은 중국이 UNCLOS 상의 의무를 "위반"했으며, 분쟁을 "악화"시켰다고 표현했다. 필라델피아의 외교정책 수석연구원인 펠릭스 창은 이런 언어들이 단순히 중국의 9단선 주장이 위법임을 선언하는 것에서 더 나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PCA 판결문의 언어는 중국이 '고의적으로' 위법을 저질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을 준수하고 지역 내에서 책임있는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로서의 중국의 신뢰성이 상당히 깎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인공섬 건설 프로젝트가 과학적인 검증과 평가를 통과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소는 중국이 산호를 비롯한 생태계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있다고 판결했다.

◆ 강대국 중재안 무시 흔해... 필리핀 '셈법' 복잡

<사진=게티이미지>

이번 판결에 대해 중국 측은 "수용할 수 없으며, 전면 무효"라고 맞섰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처럼 국제 재판 및 중재를 무시하는 것은 중국이 처음이 아니다. 영국과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 간 다툼에서 영국도 PCA의 판결을 무시했고, 러시아도 석유회사 파산과 관련한 PCA의 배상 판결을 무시했다. 미국 역시 UNCLOS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WP는 이처럼 국제법이 강대국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흔해빠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관련 이번 판결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신문은 "남중국해 판결은 왜 중요한가"라는 기사에서 메릴랜드 대학교 연구진의 연구를 인용해 국제법이 협상에 지침이 될만한 명확한 초점을 제공할 때는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케이스에 적용될 국제법은 중국과 필리핀이 동시 비준한 UN해양법협약(UNCLOS)에 제시되어 있는 것이다. PCA는 중국의 남해구단이 UNCLOS의 허용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법률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분쟁 지역은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이번 법적 해석은 주권 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이번 판결로 필리핀은 교섭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명확한 협상 포지션을 확보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필리핀이 언제든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선이 그어진다.

메릴랜드 대학 연구진은 당사국 양측이 모두 민주주의 국가일때 중재안의 효력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제법에 의해 강대국이 약소국과의 주권 분쟁에서 양보를 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기도 하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국수주의적 국민여론에 지도자들이 응해야한다는 압박까지 있다.

명확한 협상 포지션을 확보한 점이 필리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손해를 입힐 수도 있다고 WP는 지적한다. PCA가 전적으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준 판결 사례를 계속 고수한다면 평화적인 협상이 물건너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법을 따르자는 의견과 중국부터 달래자는 의견 사이에서 국가의 외교정책이 표류하게 될 수 있다.

다만 WP는 "이번 중재안이 협상을 독려할수도, 문제를 키울 수도 있지만, 적어도 (중국이 말한대로) 의미없는 휴지조각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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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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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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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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