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파생시장에 우정사업본부가 돌아온다. 올해 세법 개정에서 정부는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를 부활시켰다. 3년 전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비과세 폐지로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든 파생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28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의결을 통해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면제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2016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남대문 대한상의에서 열린 '제49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차익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면제한다. 다만, 내년 4월 1일 이후 거래하는 분부터 적용, 2018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차익거래란 주식의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가 커질 때 그 차액을 얻기 위한 무위험 수익거래로, 이번 거래세 면제 대상은 코스피200(미니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선물 및 개별주식 선물과의 차익거래를 위해 양도하는 주식이다. 단, 차익거래 전용계좌를 통해 거래된 주식에만 적용된다.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 거래세가 다시 비과세되면서 위축된 국내 파생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홍곤 LS자산운용 상무는 "많이 기대하고 있다"며 "거래가 활성화되면, 헤지거래나 방향성거래 등도 활성화되는 등 다른 거래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2012년까지 0.3%의 증권거래세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2013년부터 비과세가 폐지되면서 우정사업본부가 시장에서 이탈, 우리나라 파생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게 된다. 2012년 기준 56조원 규모에 이르던 국내 파생시장은 현재 5조원 규모까지 위축, 우정사업본부 비과세 폐지 이전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태다.
게다가 거래세 부담으로 인해 우정사업본부가 빠져 나가면서 국내 파생시장은 외국인의 독무대로 변질됐다. 거래규모 기준 외국인 비중은 2012년 25%에서 2015년 73%까지 급증했다. 반면, 비과세 혜택을 등에 업고 시장에서 외국인 세력을 견제해 왔던 우정사업본부는 2012년 비중 60%에서 현재는 자취를 감췄다.
김홍곤 상무는 "외국인에 의한 일방적인 시장 움직임을 끊어줄 수 있기 때문에 (우정사업본부의 복귀가) 아주 중요하다"며 "외국인에게 빼앗긴 시장에 차익거래자들이 들어옴으로써 거래량이 늘고, 수익 다변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해진다"고 언급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차익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면제해주는 것"이라며 "우리도 그런 목적에서 (거레세 면제를) 추진한 것이고, 내년 4월 1일에 맞춰 바로 거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