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크림전쟁 당시 북한의 러시아 지지에 대한 불만 커"
[뉴스핌=이영태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구 소련 시절인 1986년 북한과 맺은 비자면제협정을 최근 파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센코 대통령(왼쪽)이 지난 2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군사 퍼레이드에 앞서 한 군부대 기를 병사에게 넘겨주고 있다. 인구가 4500만명인 우크라이나는 국경을 같이한 대국 러시아에 오랜 시간 예속돼 있다가 소련 붕괴로 1991년 독립했다.<사진=AP/뉴시스> |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우크라이나 내각이 지난달 27일 북한과 맺었던 상호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31일 보도했다. KBS도 우크라이나가 1986년 북한과 체결한 협정을 파기한다고 공지하고, 지난 12일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 공식 통보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번에 파기한 협정은 양국 국민들이 비자 없이 상대 국가를 방문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분리독립한 1991년 이후에도 이어져왔다.
협정 파기에 따라 오는 10월10일부터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는 북한인들은 비자를 받아야 하고, 체류 중인 북한인도 일단 국외로 출국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외교부 웹사이트는 북한인의 경우 외교관 여권과 공무여권 소지자를 제외한 모든 여행객들은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한국을 포함한 50여 개국에 30~90일 기한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파벨 클림킨 외무장관이 발의했다. 발의 배경으로는 북한이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 편을 들었던 점과 비우호적인 북한인들의 침투 방지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병합한 데 대해 크게 반발했음에도 북한이 전통적 우방국인 러시아를 지지했다는 데 대한 불만이 컷던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대체로 맞는 것 같다"며 "하지만 상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러시아, 인도, 태국에 이은 북한의 5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