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26일(현지시각)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향후 산유량 감축 합의 가능성을 열어놨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45달러(3.26%) 오른 45.9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46달러(3.18%) 상승한 47.35달러를 기록했다.
<사진=블룸버그> |
이날 유가는 산유국 대표들이 회동을 위해 알제리로 집결하면서 상승 흐름을 탔다. 여기에 사우디의 감산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유가를 자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틀간 진행된 사우디와 이란 대표의 회동에서 사우디는 이란이 생산량을 동결할 경우 산유량을 줄이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말 누레딘 부타르파 알제리 석유장관이 사우디 측이 원유 생산량을 1월 수준으로 감축할 준비가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한 것도 이날 유가 상승 요인이 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프란시스코 블랜치 원자재 전략 수석은 "긍정적인 것은 OPEC 회원국들이 모인다는 것"이라며 "사우디와 OPEC 회원들은 모여서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는 여전히 이번 회동에 대해 회의적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주 20일까지 한 주간 투자자들은 WTI 선물·옵션 매도포지션(숏포지션)을 5만558계약 늘렸다. 매수포지션(롱포지션)은 지난 7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유가 상승에 대한 베팅은 4주 연속 감소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블룸버그에 "회의에 대한 이야기가 속이 빈 것 같다"며 "산유국들은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서 그들이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원유 공급량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러시아의 산유량이 늘고 있고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도 공급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그들은 조만간 뭔가를 해야만 한다"며 "하루 80만 배럴의 원유 증가는 매우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