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석유사, 40만배럴/일 감산 추정돼
하반기 공급과잉 50만배럴/일 감안하면 결정적
[뉴스핌=이고은 기자] 국제유가의 방향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아닌 중국의 3대 대형 석유업체의 산유량을 봐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지난 5일 자 월가 유력지 배런스는 주요 투자은행 분석을 인용, 중국 석유생산기업의 감산이 당분간 국제 원유 수급 균형 도달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8월 OPEC이 처음으로 산유량 동결을 논의한 후 원유시장은 일시 강세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지난주 유가는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간 하락을 기록했다. 8월 중순 배럴당 51.60달러까지 올랐던 브렌트유는 배럴당 46달러로 떨어졌다. OPEC의 산유량 감산 논의가 시장을 움직였으나 지속력이 다한 것이다.
<사진=블룸버그> |
배런스는 유가 향방을 보기 위해 OPEC이 아닌 중국의 대형 3개 에너지사의 산유량 감축 정도를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회사의 공격적인 생산량 감축이 원유시장이 수급균형을 되찾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3개 대형 에너지기업 CNOOC, 페트로차이나(PetroChina), 시노펙(Sinopec) 등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줄여왔다. 상반기 실적 브리핑 현장에서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은 2016년 하반기에 전년대비 생산량을 15% 감산할 계획을 담은 생산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CNOOC 역시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는 중국의 대형 석유기업이 석유 생산량을 하루 40만배럴 감축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40만배럴은 원유시장 수급균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양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월 9일 글로벌 원유시장의 하반기 공급과잉량이 하루 50만배럴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산해 발표했다.
UBS의 피터 게스트레히 아시아 석유 및 석유화학 리서치 부문 헤드는 국제 유가가 내년 상반기 배럴당 평균 50달러에 근접한 뒤 하반기에는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게스트레히 헤드는 "유가가 최근 단단히 지지할만한 바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이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일 매력 요소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안정을 위한 협력 논의가 오갔으나, 전문가들은 협력이 실현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독일 코메르츠 은행의 유겐 아인버그 원자재 리서치 헤드는 이날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두 국가 간 협력 논의는 단기간 유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배럴당 50달러까지 갈 수 있겠으나, 논의가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