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산유량 동결 합의 전제 감산 제안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비공식 회담을 앞둔 가운데 사우디 아라비아 감산 의사를 언급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가 폭락으로 인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사우디가 원유 수급 불균형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취할 움직임이다.
바레인 유전 <출처 = AP/뉴시스> |
23일(현지시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란이 올해 산유량을 동결하는 데 동의할 경우 원유 생산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OPEC의 내부 움직임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사우디가 이달 이란에 이 같이 제안한 뒤 반응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음주 알제리에서 비공식 회담을 앞두고 사우디가 과감한 카드를 제시한 셈이다.
이란은 현재 하루 36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이 현 수준에서 산유량을 동결할 경우 원유 생산을 연초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란 측은 아직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 소식통은 사우디가 감산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의 산유량 동결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내부 상황에 깊이 관여하는 소식통은 이와 관련,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다음주 합의 도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음주 알제리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다.
사우디의 산유량은 일반적으로 겨울철 줄어들고 여름철에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이란은 이번 제안을 사우디가 사실상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감산으로 눈속임을 하려는 의도로 판단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사우디의 감산 규모가 이번 제안의 합의 도출 여부에 관건으로 꼽힌다. 소식통은 사우디의 구체적인 감산 계획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한편 앞서 이란은 산유량을 하루 400만배럴까지만 확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3개월 동안 원유 생산은 하루 360만배럴에서 정체된 상태다.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 수준에서 산유량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지난 2014년 배럴당 115달러까지 뛰었던 국제 유가가 장기간 폭락, 최저 30달러 선까지 밀리는 과정에 경제 규모가 작은 OPEC 회원국들은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고 파장은 사우디를 포함해 대규모 원유 수출국으로 번진 상황이다.
앞서 4월 OPEC 회담에서는 이란의 반대로 인해 산유량 동결 합의가 불발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