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석유장관 "산유량 동결 의사 없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8일 알제리에서 열리는 비공식 회담에서 하루 100만배럴 감산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란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감산 제안에도 이란은 산유량 동결에 합의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저장 시설 <출처=블룸버그통신> |
2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은 이번 회담에서 앞으로 1년간 하루 100만배럴 감산을 단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OPEC 최대 회원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지난 8월 생산 규모인 하루 1060만배럴에서 하루 40만배럴을 감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사우디의 감산은 이란이 산유량을 하루 370만배럴로 동결한다는 전제로 이행될 예정이다. 이는 8월 산유량을 소폭 웃도는 규모다.
연초 이후 유가가 20% 뛰었지만 약 2년간에 걸친 폭락으로 인한 충격이 산유국 재정에 커다란 흠집을 내자 OPEC은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소식통은 OPEC 회원국들이 감산안을 이르면 27일 밤부터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모하마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산유국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질 경우 28일 비공식 회담이 긴급 공식 회의로 전환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흐리다.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지 않으면서 지난 4월에 이어 또 한 차례 합의 도출이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날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잔가네 석유장관은 산유량을 현 수준에서 동결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OPEC 회원국들과 합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이란은 산유량을 하루 400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며, 이 부분을 OPEC 회담에서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OPEC 회원국들과 산유량에 대한 합의 도출이 이란의 목적이 아니라고 분명히 언급했다.
이란은 OPEC 내 산유량 비중을 서방의 제재 이전 수준인 13%로 끌어올리는 데 가장 우선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산유량을 하루 440만배럴로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주 OPEC 회담에 대한 비관론이 번지면서 국제 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 초반 하락 압박을 받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2.5% 덜어졌고, 런던에서 브렌트유 역시 2.6% 하락했다.
닐 윌슨 ETX 캐피탈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게 꺾였다”며 “실질적인 합의는 연말까지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측도 이번 이틀 간의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 도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회담은 의견 교류와 논의 차원일 뿐 확정적인 감산 합의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