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인민군 군관 가족이 TV 시청 목격"…독일 사례 참고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에서 한국 TV 방송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지역이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지난 8월7일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석한 북한 선수단 입장 장면을 보도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뉴시스> |
미국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전에는 (남한 텔레비전이) 해안가와 도시 지역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산간지역에서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씨는 지난 3일 RFA에 "평안북도 박천군과 운산군 사람들도 한국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며 "인민군 군관 가족들이 거리낌 없이 한국 TV를 틀어놓고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천군의 한 인민군 군관 가정에 갔다가 남한 TV를 직접 봤다는 김씨는 "군부대는 위수구역이라서 '109연합소조 그루빠'(한국 드라마 등 단속조)가 들어가지 못한다"며 "이 점을 이용해 군관 아내들이 남한 TV를 내놓고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외부 정보를 보지 못하게 강하게 통제하고 있지만, 군부대와 같은 특수지역은 예외라는 설명이다.
RFA는 "지금까지 황해도 서해안 일대와 함경남도 해안 일대에는 한국 TV가 나와 탈북하기 전에 시청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은 있었지만, 북부 산간지역에까지 한국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TV 전파를 통한 정보유입 가능성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씨는 다만 "남한 텔레비전이 나오는 집들은 남쪽 방향으로 큰 산이 막히지 않았거나, 지향성 안테나를 높이 세운 집"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과거 북한 보위부가 남한 텔레비전 시청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요즘은 단속하기 시작했다면서 평양 이남 지방의 보위부원들은 안테나 방향이 남쪽으로 향한 집을 골라가며 단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 텔레비전을 보게 하자면 남한의 공중파 전송체계도 변환시켜 송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익명의 정보통신 기술자를 인용해 "한국에서 NTSC 방식을 북한에서 사용하는 PAL 방식으로 변환시켜 송출하면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3일 통일 26주년을 맞은 독일에선 서독 라디오와 TV 방송이 동서독의 재통일 과정에서 정보 제공자 및 동서독 주민 간 의식 차이를 줄이는 매체로서의 역할 등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