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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취임 100일... "요란하고 성급한 변화만 부각"

기사입력 : 2016년10월06일 18:23

최종수정 : 2016년10월06일 18:23

교통·경제·일자리 등 핵심 경제정책선 성과없어

[뉴스핌=이고은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오는 7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욕설 가득한 연설과 수천명의 사망자를 낸 마약과의 전쟁이 날마다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사이, 요란함에 가려져 있는 그의 핵심 공약들의 진행상황을 짚어봤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두테르테가 약속했던 다양한 공약들 중 마약·부패·광산 문제는 강경한 조치만큼 비교적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었지만, 교통·경제·일자리 등은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만큼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사진=AP>

◆ 마약과의 전쟁

두테르테는 마약과 범죄를 다스려 일반 필리핀 국민들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필리핀에서는 그의 일명 '마약과의 전쟁' 캠페인으로 73만1000명의 마약 용의자가 자수했고 2만2000명이 체포됐다. 이 캠페인으로 3000명 이상의 용의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중 절반만이 경찰에 의해 처형됐고 나머지는 자경단 등 민간인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인권단체들은 무고하거나 혹은 단순 중독자들이 살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고발하면서 이 캠페인이 마약 사용을 막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두테르테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마약과의 전쟁에 비판 목소리를 내자 공개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두테르테 정부는 완강한 모습이다. 로널드 델라 로자 필리핀 경찰청장은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범죄 수가 49% 줄어들었다"면서 "목표는 모든 마을이 마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부패와의 전쟁

두테르테의 공약 중 '마약과의 전쟁' 다음으로 잘 알려진 것이 '부패와의 전쟁'이다. 두테르테는 공권력을 통한 부정 이득 수취를 엄중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위 관료가 스포츠카를 이용하는 것을 지양하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자신과 자신의 내각에 '각하'와 같은 경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두테르테는 부정한 이득을 수취할 기회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기능을 단순화하고자 한다. 두테르테는 지역정부가 신규 사업 등록에 필요한 시간을 수 주에서 이틀로 줄이고 일부 과정을 자동화시키라고 지시했다. 라몬 로페즈 필리핀 무역장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1389개 지역 정부의 70% 이상이 이 지시에 따르고 있다.

◆ 광업 생산 제재

필리핀은 니켈광석(nickel ore)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이는 중국에서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로 가공된다. 그러나 두테르테와 지나 로페즈 환경부 장관은 광업 사업자들에게 환경법을 준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업들 접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에 의한 초기 심사 후 10개 광산업체가 사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20개는 조직을 정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들 역시 수일 내에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필리핀 광업 회의소장은 이 조치로 250억달러의 투자금이 동결되고 75만명의 사람들이 직업을 잃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 교통 개혁

아서 튀가드 필리핀 교통 청장은 두테르테 당선 이후 필리핀의 심각한 교통체증과 과부화된 대중교통 시스템이 큰 변화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두테르테는 마닐라 고가 철도의 상호 연결, 지하철 수용능력 상향, 주요 고속도로에 지방 버스 금지 등 다양한 교통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별로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두테르테는 필리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고자 하고있다. 이같은 두테르테의 '친중' 행보는 전임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 분쟁으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를 꺼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 경제 개혁과 일자리 창출

두테르테는 빈곤율을 현 26%에서 6년간 17%로 낮추고, 한 세대 안에 필리핀을 고소득 국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세대까지 7%의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장기적인 노력과 행운이 필요하다.

두테르테 진영에 속한 판탈리온 알바레즈 하원 의장은 빈곤층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으면 경제 성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중반까지 개인 소득세를 인하하고 석유제품에 대한 소비세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실업률은 5.4%이다. 투테르테는 일자리의 질과 임금을 모두 개선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두테르테 행정부는 올해 말까지 단기 계약 근로자의 수를 반으로 줄이고자 하고 있다. 실베르트 벨로 필리핀 노동장관은 "우리의 최종 목표는 더이상 필리핀 국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갈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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