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 주체·정부 형태 결정하고, 국회 재적 2/3·국민 과반 동의 얻어야
[뉴스핌=김나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 완수'를 선언하며 그동안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도 현실적인 이유로 미뤄졌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임기 내 개헌 완성'이라는 개헌 로드맵을 제시했고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도 헌법 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부 내 개헌 논의 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개헌 논의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도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먼저, 가장 큰 쟁점은 개헌에 따른 정부형태다. 박 대통령은 또한 5년 단임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통령 중임제로의 개헌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중임제'에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김재원 수석은 "당장에 4년 중임제다 내각책임제다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다 이러한 것들을 상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 박 대통령이 어떤 정치 체제를 제안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것이 관철될 수는 없는 구조다. 그래서 국민과 국회 공감대가 함께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개헌 방향은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와 대통령 4년 중임제, 의원 내각제 등이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대통령은 통일·외교·국방 등 안정적 국정수행이 요구되는 분야를 맡는 것이다. 또 총리는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맡아 책임 정치를 수행토록 하는 제도다.
4년 중임제는 현행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4년으로 축소하고, 연임을 허용하게 된다. 의원 내각제는 국회 내 다수당이 내각(수상과 각료)을 구성하는 정부 형태로 수상이 정치적 실권을 행사하고,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 원수 역할을 하게된다.
또 박 대통령은 임기 내 개헌을 완성할 경우 중임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128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선 효력이 없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 '중임제' 개헌이 완성되더라도 해당 사항이 없다.
다른 쟁점은 개헌을 주도하는 주체의 문제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언 배경엔 정치권에 맡기기보다는 박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개헌 논의 진행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헌법 개정 제안권자는 박 대통령과 국회 과반 의원에 있다. 하지만 김 수석도 강조했듯이 국회의 논의 과정을 봐가면서 대통령이 헌법 개정안 제안권자로서 정부안을 통해 헌법 개정안을 제안할 수 있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이 주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시기'가 맞지 않다며 반기를 들었다. 여당 내에서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개헌논의는 국민과 국회가 주도해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 내 개헌 추진 기구 추진도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국회 내 특별위원회 구성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위가 구성돼야만 헌법 개정의 절차적,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대통령 직속으로 둘 가능성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이 언급한 대로 박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선 대통령 직속 기구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후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고 국회의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즉, 새누리당 의원 전원(129명)이 개헌안에 찬성해도 국민의당(38석)과 민주당(122석) 의원의 상당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만큼 국회의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만약 개헌안을 국회가 의결했다면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시기상 내년 4월 국민투표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