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나래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가 휘청거리자 친박(친박근혜)계들이 사태를 관망하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친박계 인사들은 그동안 비선실세 의혹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 방패역할을 자임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26일 복수의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친박계 인사들이 조용한 이유에 대해 "친박계 실세들은 이번 사건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친박계는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의 존재와 비리를 어느 정도 인지했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친박 책임론'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최순실 존재를 알았냐" 질문에 유일호·조윤선·이원종 "몰랐다"
가장 먼저 검증에 들어간 것은 예결위에 참석한 친박계 국무위원들이다. 이날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최순실의 존재를 알았느냐"는 질문을 콕 집어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일호 부총리,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물었다.
세사람 모두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에 대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유 부총리의 경우 '대통령 인수위 때 몰랐냐'는 하 의원의 질문에 "지금까지도 한 번도 (최 씨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별도로 상의하는 라인이 있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냐는 지적에는 "그런 것을 전혀 느낄 만한 일이 없었다"고 했다.
조 장관도 최 씨가 박 대통령 연설문 등을 고치는 데 개입한 것을 알았냐는 물음에 "최 씨는 언론 보도로만 접했고 한 번도 보거나 만나거나 아는 분이 아니다"라며 "제가 지금까지 일하면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전혀 의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 비박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비판…야당도 "의혹 제기"
'최순실 게이트'에서 '친박 책임론'은 피할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이정현 대표 역시 홍보수석도 했었던 만큼 누구보다 이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예전부터 청와대 관계자들이 힘들어 한다는 얘기는 있었는데 연설문처럼 의중이 다른 곳으로부터 내려오지 않았겠냐"고 귀띔했다.
비박계는 친박계뿐 아니라 이정현 대표가 여전히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 비박계 인사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이정현 대표는 바로 대통령을 비호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며 "사퇴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박계에서는 새누리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체제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이정현 대표를 향해 '최순실의 복심' 의혹까지 꺼냈다.
손 대변인은 "이 대표는 현 정부 정무·홍보수석을 지내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한 것은 물론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왔다"며 "그런 이 대표가 최 씨를 몰랐을 리도, 최 씨의 국정농단을 몰랐을 리도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