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평양발 기사로 "핵보유국 인정·평화협정 체결" 촉구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은 10일 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처음으로 직접 언급하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국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
조선신보는 이날 '다음기 대통령이 새겨야 할 <오바마의 교훈>'이란 제목의 평양발 기사에서 "다음기(차기) 대통령인 도널드 트람프의 전도는 험난하다"며 "무엇보다 그는 전임자가 남긴 최악의 집권 유산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난처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8년간 오바마 정권이 그릇된 대외정책을 펼친 결과, 가장 큰 재앙은 냉전시대에서나 거론된 핵전쟁의 위기가 현실적인 문제로 다시 대두된 것"이라면서 "다음 정권은 전임자로부터 '미국본토에 대한 핵공격 능력을 보유한 조선'이라는 부담스러운 유산을 넘겨받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8년간 오바마 정권에서의 북미관계를 기술한 후 "'전략적 인내'로 통칭되는 오바마 정권의 대조선정책은 조선의 힘을 키워주기만 하는 '완패한 정책'이라는 혹평이 쏟아져 나왔는데도 이 정권은 임기 말에 이르러서도 자기 실책을 반성할 줄 몰랐다"고 꼬집었다.
또한 "지난 8년간 조미관계에서 미국이 열세에 빠지고 그 처지가 날로 궁색해진 것은 상대에 대한 무지와 자고자대에 기인된다"면서 "오바마 정권은 핵보유국인 조선을 깔보며 거만하게 놀아댔으며 평화협정체결 협상 등 상대가 마련해준 대화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임자가 조선의 힘을 오판해 '핵포기의 선택'을 강요했다면 그 후임자는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포기하느냐 아니면 파멸의 길을 가느냐의 양자택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완전히 역전된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라고 선택을 강요했다.
더불어 "오바마 정권이 전임 부시 정권으로부터 이라크 전쟁이라는 부담의 유산을 물려 받았다면, 미국의 다음 정권도 조선에 관한 '부담의 유산'을 물려받게 됐다"며 "그런데 전임자가 조미대결을 극한점까지 몰고 가고 있으니, 내년 1월 취임하는 트럼프에겐 주저하고 있을 틈이 없다"고 압박했다.
나아가 "시간을 허비할수록 조선의 핵억제력은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되고 미국의 안보상황은 훨씬 더 악화된다"며 "트럼프는 오바마의 패배에서 역사적 교훈을 찾는 것이 좋다. 그러지 않으면 전임자가 일으킨 재앙이 백악관의 새 주인에게 재를 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달라진 조선의 전략적 지위를 바로 보고 지금도 교전관계에 있는 상대의 요구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냉정하고 합리적인 태도가 불가결하다"며 "대조선적대시 정책의 포기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명백히 확인되지 않는 동방의 핵강국은 이미 정한 길을 따라 더욱 과감하게 나갈 것임을 명심하라"고 엄포를 놓았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