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선박평형수 관리협약 발효 계기, 해양신산업 육성 추진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정부가 내년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의무화를 계기로 관련 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집중 지원, 40조원 규모에 이르는 시장 선점에 나선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선박평형수 관리협약 발효에 대응, 관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선박평형수 관리협약 발효에 대한 세계시장 선점 확대방안'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선박평형수는 화물 적재상태에 따라 선박이 균형을 잡기 위해 선박의 평형수 탱크에 주입하거나 배출하는 물(水)이다.
현재 연간 50억톤 이상의 선박평형수가 국제항해 선박을 통해 해역을 넘나들고 해양생물도 평형수를 따라 다른 해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생태계 교란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평형수를 정화 후에 배출하도록 선박평형수 처리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을 마련, 2017년 9월 8일 발효할 예정이다.
이미 2007년 '선박평형수 관리법'을 제정해 국내 설비의 형식승인을 도입하고, 관련 기술의 R&D를 지원해온 해수부는 내년 협약 발효를 계기로 세계 선박평형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선박평형수 처리설비(BWMS) 세계시장은 협약 발효 후 5년간 현존선 약 40조원, 협약 발효 이후 건조되는 신조선 매년 약 2000척, 약 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2013년부터 매년 선박평형수 국제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내 제품 홍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며 "국내 제품이 지난 6년간(2010~2015년) 3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시장 중 49%(1조7000억원)을 선점하고 일자리 1600여개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자료=해양수산부> |
정부는 먼저, R&D 지원 확대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여나가기로 했다.
차세대 처리설비 및 핵심부품 기술의 R&D를 지원해 국내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선박에 설치된 평형수처리장치의 고장으로 평형수 배출이 불가능한 경우 등 비상시에 평형수를 손쉽게 수거할 수 있는 이동형 또는 육상형 선박평형수 수거·처리설비도 구축한다.
우리 제품이 미국 형식승인을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도록 한국선급뿐만 아니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미국 연안경비대의 독립시험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육상시험설비의 사용을 승인할 계획이다. 제품 홍보를 위해 우리 기업의 해외 조선기자재 박람회 참가를 지원하는 한편, 국제포럼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선박평형수 설비 설치 관련 국적해운사 지원도 강화한다.
해수부는 국적 해운사에 선박평형수 설비 설치를 다각도로 지원, 해운사와 개발사 등이 참여하는 민간상생협의체를 신설해 국적해운사 등이 선박평형수 설비의 공동구매 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BWMS 설치 시 1조원 규모의 에코쉽 펀드 등을 통해 금융 지원하고, 선원들이 신규 설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발키로 했다.
아울러 선박평형수처리설비를 설치하기 전까지 한·중, 한·일 간 운항하는 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선박평형수 교환수역을 지정하는 논의를 추진하는 등 국제협력을 더욱 굳건히 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항만운영정보시스템(Port-MIS)에 외국항만에서 선박평형수를 주입한 후 입항하는 선박의 입항보고시스템도 구축한다.
윤학배 차관은 "국내 기술로 차세대 선박평형수처리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강화, 세계시장 선점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법령 정비, 규제 개선 등 제도 시행에 만반의 준비를 기해 해운·조선산업의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