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산업 발전에도 악영향" 자성 목소리도 나와
[뉴스핌=백진규 기자] 최근 중국이 한류를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을 시행하면서 한국 산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중국 매체들은 오히려 한한령으로 자신들이 입게 될 피해도 큰 만큼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지분투자한 텐센트 알리바바 소후 등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중국의 유명 방송국 장쑤TV는 한국 드라마 영화 및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 한국 제작진이 참여한 프로그램의 방송을 금지하는 내부 문서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어 베이징TV도 19일부터 한국 관련 방송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사드 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의 겅솽(耿爽)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한한령에 대해 듣지 못했고 한중간의 문화 교류를 적극 지지한다”면서도 “한중간의 문화 교류에는 민심의 기초가 필요하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인들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 엔터주 투자한 중국 기업 손실 불가피
한한령 시행 소식은 즉각적으로 한국 문화산업 전반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주요 엔터테인먼트사인 JYP, SM, CJ E&M, YG의 주가는 7~13%의 하락세를 연출했다.
이와 함께 중국 매체들은 중국 투자기업 및 방송업계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먼저 한국의 주요 연예기획·제작 관련사에 투자한 중국 기업들은 한한령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쑤닝유니버셜(蘇寧環球) 알리바바(阿裏巴巴) 텐센트(騰訊) 등 중국 대기업들은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지분투자를 시작했고, 현재 거의 모든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사에는 일정 비율의 중국 자본이 들어와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에 355억원을 투자해 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EXO 소녀시대 동방신기 등의 중국 음원 판권을 확보하고 알리음악을 통해 유통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5월 3000만달러를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 4.2%의 지분을 확보, YG의 3대 주주에 올랐다. 텐센트는 “QQ음악과 YG엔터와의 협력 외에도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 교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명 동영상플랫폼 유쿠(優酷)역시 이영애씨가 출연한 ‘사임당’의 방송이 연기되면서 낭패를 보게 됐다. 원래 SBS와 동시 상영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내년 1월 한국에서 먼저 방영할 예정이다.
한한령 시행은 중국 문화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유명 문화평론가 왕야황(王亞煌)은 “한국 프로그램들이 TV시청률을 높이는데 기여했으며, 이는 중국 방송사들의 제작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