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브랜드 인지도 낮아…한류 스타 활용 마케팅 전략 무용지물돼
[뉴스핌=한태희 기자] 죽염을 만드는 중소기업 A사는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A사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진출한다는 목표다. A사는 한류 스타 마케팅 전략을 짰다. 한류 스타로 유명한 배우 이영애 측과도 접촉했다.
하지만 곧 접었다. 중국 안에서 '한류 금지령'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알려져서다. A사 관계자는 "이영애씨 출연 드라마 '신사임당'의 중국 내 방송이 연기된 것으로 안다"며 "(광고 모델로 내세워도) 제대로 마케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3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류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어서다.
중국 현지 유통망이 없고 브랜드 인지도가 전무한 중소기업은 그동안 한류 스타를 앞세워 마케팅을 했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가 좋지 않아 팬미팅을 포함한 행사를 연기하거나 포기 중이다.
고운세상 코스메틱도 중국 행사를 미뤘다. 이 회사는 화장품 '닥터지(Dr.G)' 브랜드를 선보였다. 현재 배우 김지원이 광고 모델이다. 김지원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며 중국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9월 김지원과 중국 행사를 준비했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행사를 내년 3월로 미뤘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한류 거부 움직임은 중소기업청의 수출 지원책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 4월 중기청은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 협약을 맺었다. 중소·중견기업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류를 활용해 중소·중견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중기청은 또 SM과 한류 스타가 중기 제품 홍보에 직접 나서는 방안도 논의키로 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한류 거부 분위기에 대해선) 정부대 정부간 공식적으로 나온 게 아니다"라며 "SM 뿐만 아니라 JYP 등 다른 연예 소속사와도 (중기 지원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류 금지령인 일명 '한한령(限韓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 매체 중심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 콘텐츠가 모두 방송 금지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또 중국의 유명 TV방송국 장쑤TV는 최근 한국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한 상품 광고를 방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