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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김영란법' 서약서 제출 의무는 양심의 자유 침해"

기사입력 : 2016년12월02일 16:14

최종수정 : 2016년12월02일 16:14

국민권익위원장에게 해당 조문 삭제 권고
지속적인 교육·홍보로도 가능하다고 봐

[뉴스핌=김범준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지난달 28일 전원위원회 의결로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과 그 시행령(일명 '김영란법'·약칭 '청탁금지법') 상 서약서 관련 규정의 삭제를 국민권익위원장에게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권고 이유로, 청탁금지법에서 공공기관의 장이 공직자 등에게 매년 서약서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의 위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부정청탁 등 위반 행위를 했을 경우, 법에 따라 제재할 수 있는데도, 개인의 생각과 의지를 드러내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덧붙여 청탁금지법령 적용 대상이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서약서 제출 의무가 부과되는 대상이 과도하게 많은 점 등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 소관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단지 확인 서약일 뿐인 점 ▲서약서를 받을 의무는 공공기관의 장에게만 부과된 의무라는 점 ▲서약서 제출에 대한 제재와 강제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공공기관의 장이 직무상 명령으로 매년 서약서 제출을 요구 할 것이고 ▲제출하지 않을 경우 직무상 명령 불복에 따른 자체 징계 혹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결국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서약서 제출이 강제될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입법 목적은 지속적인 교육이나 홍보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서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받는 것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한편, 청탁금지법 제19조 제1항은 법령 준수를 약속하는 서약서를 받아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하위법인 동법 시행령 제42조 제3항에서 서약서를 '매년' 받도록 규정하는 것은 법률의 위임 없이 대통령령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강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법률우위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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