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새누리당 비주류 모의원의 독백…"무탈한 휴대폰이 고마운 계절"

기사입력 : 2016년12월05일 15:45

최종수정 : 2016년12월05일 16:08

[여의도 전설(戰說)] 국회를 떠도는 '빨간 동그라미'의 공포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

[뉴스핌=이승제 선임기자] '여의도 전설(戰說)'은 정치권에서 격렬하게 오가는 말과 논쟁 속에 숨겨진 또다른 욕망, 본심일 수도 있는 속내를 뽑아내려는 시도입니다. 한국 정치권의 지나친 엄숙주의를 벗어나 자유롭게 유희하려 합니다. 틀을 깨는 탈주를 꿈꿉니다. 

죽을 맛이다.

옆에 앉은 동료의원은 하루종일 울려대는 휴대폰 탓에 노이로제 걸리겠다고 투덜거린다. 바보 같이…, 그냥 꺼 두면 될 일을. 진작에 새 휴대폰 번호를 지역구 주요 인사에 알렸다. "절대 여기 사람들, 특히 기자들에게 알려선 안 된다"고 말해 뒀다. 특히 표창원을 조심해야 한다.

차기 총선까지 3년 5개월. 예전 같으면 여유 좀 부릴 때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한숨만 나온다. 짐을 싸야 하나. 간다면 어디로? 문득 김용태 의원이 부러워진다. 지역구 민심 챙기기론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그가 아니던가. 탈당 1호가 됐으니 도움이 될 수도. 그 사이 어디에서 둥지를 틀 것이다. 그가 더불어민주당에 간다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난 2일 오후 국회 앞에서 한 시민이 '탄핵' 문구가 쓰인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촛불을 단디 봤어야 했다. 200만이건 10만이건 1만이건, 그냥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였을 뿐이라 믿고 싶었다. 언제나처럼 정치공학상 '주요변수 1'이나 '주요변수 2' 정도가 돼야 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질서 있는 퇴진'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4월말 사퇴, 6월말 대선'이란 글귀에 솔깃해지다니. 이를 협상안으로 내놓은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려야 할 것 같다. 유승민 의원이라면 달라질까.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장 두려운 소리다. 3년 5개월 뒤에 다시 끌어모을 수 있을까. 다시 도전할 수나 있을까.

친박 선배 의원은 "너희들이 우리보다야 한결 낫지 않냐"고 했다. 그 복잡할 속내를 생각하면, 불쌍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친박' 간판이 무너져 내리는데야 버틸 재간이 없을 테지. 그렇다고 지금 당장 박차고 나갈 방법도 없다. 어차피 시간 문제다. 입밖으로 내지 않을 뿐 모두 다 아는 사실 아닌가. 친박은 사라진다. 아니, 사라지고 있다.

오는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고된 가운데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당론 없이 양심에 따른 자유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새벽 내년도 예산 수정안에 대한 투표 결과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의 이름 앞에 빨간 동그라미가 켜져 있다.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캡처>

친박에서 탄핵에 대한 당론을 포기했다. 탄핵투표가 진행되면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하기로 했단다. 드디어 버리는가. 탄핵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되지만, 의원들의 찬반 여부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의원 이름 앞의 빨간 동그라미는 평생의 악몽이 될 것이다. 국민보다 박근혜를 사랑했던, 국가보다 친박을 추종했던, 박근혜를 이용해 자기 잇속을 챙겼던 정치꾼….

그러니 비주류로 올망졸망 지내온 게 다행스럽다. 충성심 운운하며 끼어주기를 거절했던 절대친박 선배가 고맙다. 김무성의 갈팡질팡, 유승민의 뚝심 있는 침묵, 비주류의 줏대없음에 감사한다. 무엇보다 한번 충전으로 하루종일 별 탈 없는 내 휴대폰이 대견하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계절, 감사하기에 바쁜 나날이다.

 

[뉴스핌 Newspim] 이승제 선임기자(openeye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환율 한때 1480원대...2009년 3월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2024.12.27 mironj19@newspim.com   2024-12-27 12:56
사진
'모바일 주민증' 27일부터 시범 발급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앞으로 17세 이상 국민 모두가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담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7일부터 전국민의 신분증인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한다고 26일 밝혔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행안부 제공2024.12.26 kboyu@newspim.com 행안부에 따르면,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먼저 세종특별자치시, 고양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발급을 해 시스템 안정성을 검증한 뒤 내년 1분기 중 전국에서 발급할 계획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주민등록법령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되는 법적 신분증으로, 기존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모든 국민(최초 발급자 포함)이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2021년부터 제공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 재외국민 신원확인증에 이어 네 번째 추가되는 모바일 신분증이다. 행안부는 먼저 세종시, 전남 여수시, 전남 영암군, 강원 홍천군, 경기 고양시, 경남 거창군, 대전 서구, 대구 군위군, 울산 울주군 등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하며, 이후 내년 1분기 중으로 전 국민에게 발급할 계획이다. 시범 발급 기간 동안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해당 지역인 주민들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IC주민등록증'을 휴대폰에 인식시키거나 'QR 발급' 방법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수 있다. 전면 발급 시에는 정부24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시 6개월 이내의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QR 발급 방법은 사진 제출이 필요 없지만,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된 경우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안면 인식이 어려울 수 있어 재발급 후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하다. 한편,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을 적용하여 개인정보 유출 및 부정 사용을 방지하고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 본인 스마트폰에만 발급되며, 분실 시에는 잠김 처리되어 도용을 막을 수 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1968년 주민등록증 도입 이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며 "이번 시범 발급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 2024-12-26 13: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