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2004년 여의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사 앞은 촛불로 가득했다. 2016년,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새누리당 당사 앞은 시위대로 붐비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이란 같은 사안을 두고 2004년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참여연대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및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 3일 오후 2시에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 시위대 3000여 명이 몰렸다. 시위대는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을 만장일치로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광화문에서 시작된 촛불이 탄핵에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여당에게 옮겨붙은 것이다. 이들은 “새누리당도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또 새누리당 깃발을 찢고, 당사를 향해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2004년에도 흡사한 광경이 보였다. 시위대 500여 명은 같은 장소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일부 시위대는 한나라당 당사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한 승용차는 국회로 돌진하려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촛불을 듣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2004년에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고, 2016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찬성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 나도 정말 말씀드릴 수가 없다”는 발언으로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가 돼 탄핵안이 통과됐다.
당시 여론은 이를 ‘정치 탄핵’으로 규정하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결국 탄핵안 국회통과 이후 있었던 총선에서 대대적인 역풍이 불어 한나라당은 위기를 맞이했다.
2016년은 그때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2004년과 달리 탄핵정국을 국민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3일 232만의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게 엄정한 비판을 가했다. 새누리당 비박계도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부하지 못하고 ‘탄핵 찬성’으로 뜻을 돌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지난 3일 총 171명의 서명으로 발의됐고, 9일 표결을 앞두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