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주말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부결에 따른 충격에도 IT 섹터를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다만 블루칩은 또 한 차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지만 이와 동시에 장중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뚜렷한 피로감을 드러냈다.
경제 지표가 개선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 사이에 보다 적극적인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이 연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5.82포인트(0.24%) 오른 1만9216.2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2.76포인트(0.58%) 상승한 2204.71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53.24포인트(1.01%) 뛴 5308.89에 마감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패배로 유럽 전체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지만 뉴욕증시는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른바 트럼프 시대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경계하지 않는 움직임이다.
재정 확대와 감세 등 금융위기 이후 정책과 차별화된 노선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이 투자 심리를 강하게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톰 시오마데스 하트포드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 전반에 ‘할 수 있다’는 심리가 크게 확산되면서 웬만한 악재들을 거뜬히 소화해 내는 상황”이라며 “이탈리아 투표 결과에 따른 유로존의 불확실성 역시 이날 주가 움직임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내주 열리는 연준 통화정책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확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대한 기조 역시 매파로 기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이미슨 블레이크 ADS 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이 완만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확대가 예상되면서 주가 상승에 최선의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8일 열리는 회의에서 ECB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일정 부분 확대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앞두고 있는 데다 이탈리아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ECB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을 경고했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날 뉴욕증시가 이탈리아 국민투표에 따른 충격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폭풍 전 고요라고 판단된다”며 “이탈리아 금융위기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특히 증시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7.2를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5.4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연준에서는 매파 발언이 나왔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앞으로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종목별로는 애플워치의 3분기 출하가 7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애플이 0.7% 하락했고,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는 일부 사업 부문의 분사가 이사회에서 승인됐다는 소식에 3% 이상 랠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