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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불마켓 온다' 월가 자신감 이유있나

기사입력 : 2016년12월29일 05:33

최종수정 : 2016년12월29일 06:37

모간 스탠리 18개월만에 '비중 확대' 상향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말을 앞두고 중국이 자본 유출 적신호가 켜지면서 이달 들어 상하이 증시가 뚜렷한 하락 압박을 보이는 가운데 월가에서 뜻밖의 강세론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2위 자본시장에 해당하는 중국 주식시장이 강력한 ‘불마켓’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주장이다.

28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가 18개월만에 처음으로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높여 잡았다.

선전거래소 황소상 <사진=백진규 기자>

이와 함께 씨티그룹과 블랙록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중국 증시에 대해 낙관론을 제시해 투자자들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현란한 주가 랠리를 연출한 뒤 아래로 흘러내린 중국 증시가 모멘텀을 응집한 상태라고 일부 월가 전략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올 들어 위안화 하락과 대규모 자본 유출 조짐, 여기에 신용 리스크까지 가세하면서 중국 주식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과 대조적인 의견이다.

블랙록의 앤드류 스완 아시아 주식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여전히 선호하는 자산시장”이라며 “상당수의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지만 쏠쏠한 기회 역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기업의 평균 밸류에이션은 8배 내외로, MSCI 아시아 태평양 증시의 수치인 15배의 절반 수준이다.

월가는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과 함께 기업의 이익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모간 스탠리가 중국 주식시장의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씨티그룹은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금융 시스템 리스크와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경기 하강 리스크가 실제보다 과장된 측면이 크고, 이와 동시에 경제 개혁의 긍정적인 부분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제이슨 순 씨티그룹 전략가는 “중국의 대출 성장이 정점을 지났다”며 “은행과 보험 섹터의 비중 확대 전략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에게 이미 노출된 구조적 리스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고 판단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새로운 악재로 부상한 보호 무역주의에 대해서도 월가는 느긋한 표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중국을 향해 으름장을 놓았지만 실제로 강경한 노선을 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CLSA는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한 45%의 수입관세를 강행했다가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가할 여지가 높은 만큼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일부 섹터의 관세가 상대적으로 크게 인상될 여지가 높고, 포트폴리오 운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CLSA는 조언했다.

연초 이후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은 위안화를 기준으로 각각 12%와 15%에 달하는 하락을 나타냈다.

모간 스탠리의 조나단 거너 전략가는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투자 심리가 2014년까지 4년간 이어진 약세장 당시와 같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라며 “상하이 증시의 불마켓이 과거보다 장기간에 걸쳐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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