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힘 잃어.. 투자자들 차익실현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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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만 선을 코앞에 두고 계속 뒷걸음질 치면서 내년 초 뉴욕 증시 약세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지속했던 트럼프 랠리가 힘을 잃은데다 시장이 정책 기대감을 과도하게 반영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어 증시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2만 선 근방 거래가 지속하면서 다우지수가 2만이라는 숫자를 달성한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시큰둥한 반응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3.90포인트(0.07%) 하락한 1만9819.78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0.66포인트(0.03%) 소폭 떨어진 2249.2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6.47포인트(0.12%) 내린 5432.09에 거래됐다.
다우존스 지수의 연내 2만 선 돌파에 대한 기대가 꺾인 가운데 장 초반부터 뉴욕증시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2개월 가량 소위 트럼프 랠리를 즐긴 투자자들이 내년 경기 향방과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지난달 미 대선 이후 상승 가도를 달려온 다우지수는 전날 세 자릿수의 낙폭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2만 선 앞에서 몇 차례나 되돌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사진=블룸버그> |
◆ “연초 매도세 일어나도 놀랍지 않다”
부지런히 미국 증시로 자금을 옮기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리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주식 펀드에서는 216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할 사회기반 시설 확충과 세금 감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증시를 띄운 가장 큰 요소지만 실상 내년 당장 이 같은 정책이 이행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이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를 통과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쉽지 않은 여정이 예정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베스티드의 밀턴 에즈라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착공준비 완료(shovel ready)’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며 “빨라 봤자 2017년 말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의구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약의 이행이 불확실한데도 시장이 과도하게 나갔다는 분석이다. 기대가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금리만 오른다면 금융시장이 위태로운 국면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US뱅크 프라이빗 클라이언트의 빌 노시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사회기반 시설 투자와 감세 기대, 규제 완화 공약에 근거한 맹렬한 움직임이었다”면서 “그러나 좀 많이 나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싯인베스트먼트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부양책으로 실제 성장률이 높아진다면 시장은 괜찮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금리만 올라간다면 위태로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년 초 지난해와 비슷한 매도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약세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스완디파인드리스크스트래티지의 랜디 스완 매니저는 “랠리에 대해선 좋게 생각하지만, 이것은 허니문 랠리”라며 “이제는 약세 전망을 한다”고 말했다.
리걸 증권의 마이클 다비시 선임 금융 자문은 “지난 1월 대규모 주식 매도세가 있었는데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을 실현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에 2017년에 이것이 다시 반복돼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 다우 2만 선도 심리적 의미뿐, 중요한 것은 포트폴리오
뉴욕증권거래소<사진=블룸버그> |
이런 상황에서 다우지수가 2만 선을 돌파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 1999년에도 다우지수는 당시 심리적으로 중요했던 1만 선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추가 1000포인트의 상승을 봤지만 2000년 1월 다우지수는 다시 1만1900에서 9600으로 추락했다.
N베스트 어드바이저의 제러미 토거슨 최고경영자(CEO)는 “2만 선을 기록하는 것은 단지 정서적이고 심리적 영향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움직인다고 해도 겨우 0.5%의 등락률에 불과한 현재 절대적인 수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아메리칸칼리지오브파이낸셜서비스(American College of Financial Services)의 대표 로버트 R.존슨은 “투자자들이 다우지수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역사의 인공산물”이라며 “이것은 가격가중시장지수일 뿐이고 낮은 가격의 주식보다 높은 가격의 주식이 더 도드라지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지수의 절댓값보다 개인의 포트폴리오라고 조언한다. 듀크대 고급통찰센터(Center for Advanced Hindsight)의 미첼 스트라힐레비츠 이코노미스트는 “중요한 것은 다우지수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가 아니라 투자자의 투자 포트폴리오의 실적”이라며 “가장 현명한 투자자들에게 그것은 다양한 지수펀드 등이지 다우지수만을 추종하는 펀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