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창업기업 생존율 38%"…중기청 "77.4%가 맞아"
창업기업과 벤처기업 용어 섞어 쓰며 혼란 초래
[뉴스핌=한태희 기자] 벤처기업 생존율을 놓고 중소기업청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충돌했다. 대한상의가 창업기업의 3년 생존율은 38%란 자료를 내자 중기청이 이보다 높은 77.4%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17일 중소기업청과 대한상의에 따르면 벤처기업과 창업기업 범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통계가 달랐다.
대한상의는 지난 15일 '꽃길 지나니 흙길…3만 벤처시대라지만, 62%가 3년내 중도 탈락'이란 제목의 3페이지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는 25페이지 짜리 '통계로 본 창업생태계 제2라운드 연구' 보고서 요약본이다. 요약본 제목만 보면 벤처기업 3년 생존율은 38%다.
본문을 보면 맥락은 다소 다르다. '창업기업의 62%는 3년을 못 버틴다'고 기술한 것. 창업기업은 일반적으로 새로 생긴 법인으로 이해된다. 치킨집이나 카페 등이 새로 생겼으면 창업기업으로 본다.
대한상공회의 '통계로 본 창업생태계 제2라운드 연구' 보고서 일부 <자료=대한상공회의소> |
하지만 창업기업이 곧 벤처기업으로 인식되는 건 아니다. 중기청과 벤처기업협회 등은 벤처 인증을 받은 기업을 벤처기업으로 간주한다. 보통 혁신형 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이 벤처 인증을 신청한다.
중기청이 문제 삼은 점도 이 부분이다. 변태섭 중기청 창업벤처국장은 "대한상의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자영업을 포함했다"며 "벤처 확인을 받은 기업의 3년 생존율은 77.4%"라고 설명했다.
벤처기업협회 또한 반박 자료를 내고 "도소매업·숙박음식점업 등 자영업을 포함한 전체 '창업기업'의 생존율"이라며 "벤처기업 생존율을 산출하면 77.4%로 1위인 스웨덴(75%)보다 높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대한상의가 자초한 면이 있다. 25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 전체 창업기업과 혁신형 창업기업을 구분해놓고도 요약본에서 이를 누락한 것. 또 창업기업과 벤처기업 용어를 섞어서 사용했다.
이에 주영섭 중기청장이 대한상의에 항의전화를 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업계에선 불필요한 혼란을 막으려면 명확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번 논란과 같은 선상에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은 다른 개념이지만 일반적으로 혼용해서 사용한다고 꼬었다.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기술 또는 아이디어 기반 창업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 전 단계고 벤처기업은 벤처투자기관을 투자를 받아 인증 받은 기업"이라며 "이를 구분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