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자궁을 빌려드립니다' 중국 대리모 자궁임대업 기승

기사입력 : 2017년02월21일 11:40

최종수정 : 2017년02월21일 11:40

성별 선택, 8개월~2년, 5천만원~1억5천만원
전면 두 자녀 출산 허용 계기로 더욱 호황

[뉴스핌=홍성현 기자] # 중국 여성 왕모씨는  '유전적 부모'와 계약한 대로 9개월여의 위탁 임신기간을 통해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대리모인 왕씨는 출산 위탁료로 1억여원(한화)을 모두 정산한 뒤 막 탯줄을 끊은 신생아를 정자와 난자를 제공한 진짜 부모인 유전적 부모의 품에 안겨줬다.

 

<사진=바이두>

“성별 선택 가능, 8개월~2년 소요, 35만위안(5800만원)~100만위안(1억6500만원)에 달하는 비용”

중국에서 일명 ‘자궁 임대업’이라고 불리는 대리모 산업은 불법인데도 불구하고 거대한 규모의 지하경제를 형성하고 있다.

대리모 산업이란 불임부부가 제3자의 자궁(대리모)를 ‘빌려’ 임신 및 출산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거쳐가는 의료기관, 중개업체 등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중국 위생부(衛生部)는 지난 2001년 배아 및 태아의 매매,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관련 시술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 여성의 자궁 임대(대리모 행위)를 일괄적으로 금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16년 간 중국의 대리모 시장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며 거대한 지하 경제 산업사슬을 형성했다. 그 속에서 대리모와 위탁부부, 중개업자, 의료기관은 각자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

다양한 원인으로 생식이 불가능한 부부는 대리모 중개업자를 통해 가임 여성의 ‘임신 능력’을 ‘구매’한다. 대리모 산업사슬 속 아기는 ‘핵심 제품’이 되는 것.

상하이의 한 대리임신 업체 관계자는 중국 매체 제멘(界面)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대리모 대부분이 농촌여성이었지만, 지금은 출신이 다양해졌다”며, “아예 ‘대졸 학력’을 대리모 조건으로 제시하는 고객도 있다”고 밝혔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보통 개인 병원에서 의사가 직접 접수를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발각될 것을 염려해 대리모는 지정된 공간에만 머물도록 하며 외부인의 방문도 철저하게 금한다.

대리모 비용 지급 방식은 매우 체계적이다. 대리모 임신 시 발생할 수 있는 유산, 질병 감염, 출산 중 사망 등 위험비용까지 포함하며, 시기별로 나누어 지급된다. 예를 들면, 대리모는 매달 2000위안을 ‘월급’으로 수령하면서 3개월에 한번씩 ‘중도금’을 받고, 분만 이후 최종 ‘잔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만약 제왕절개 분만을 할 경우에는 4만위안이 추가로 지급된다.

대리모 중개업체는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 등 의료기술의 발전 ▲대리모에 대한 수요 증가 ▲높은 수익 등 배경을 바탕으로 점차 기업화해 대규모 중개기관으로 변신하는 추세다. 중국 길거리에서 대리모 구인 광고는 도처에 깔려 있으며, 인터넷은 대리모 중개업체의 광고문구로 도배돼있다.

대리임신 지하경제의 성장은 체험, 난자 채취, 난자 기증, 대리모 등 다양한 산업 사슬을 파생시켰다. 제멘(界面)은 몇몇 대리임신 중개기관 관계자의 위챗(웨이신) 모멘트(朋友圈)에서 난자 기증과 관련한 광고문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용모 단정, 전문대 졸업 이상의 조건을 내걸고 있으며, 심지어는 대학 재학생도 괜찮다는 경우도 있었다.

대리모 구인 광고 <사진=바이두>

대리모 시장의 호황은 거대한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 제멘의 보도에 따르면 2016년 대리 임신업체의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 사례가 평균 100건 이상이며, 최대 200여 건에 이른다.

지난 2016년 전면 두 아이 정책(조건 없이 부부1쌍 당 2명의 아이까지 낳을 수 있도록 함) 시행이 대리모 시장 성장에 더 불을 붙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적으로 둘째를 낳을 수 있게 됐으나 이미 나이가 들어 임신이 불가능한 부부들이 대리모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다.

광저우의 한 대리임신 중개업체 매니저는 “이 업계에서 8년간 일했는데,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둘째를 원하는 고령 부부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면 두 아이 정책’ 시행 이후 고령임산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둘째 출산 조건에 부합하는 9000만 가구 중 아내의 연령이 35세 이상인 경우가 60%, 40세 이상이 50%를 차지했다. 45세 이상 여성의 90%가 임신이 불가능함을 감안할 때 자연임신이 어려워진 고령 여성이 시험관 아기 시술을 택하게 된 것.

중국 우한(武漢) 대리임신 센터 관계자는 “둘째를 원해 찾아오는 고령 부부에게는 일단 난자를 기증받는 방식을 권한다”며, “고령 여성의 경우 난자 채취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난자를 사고 파는 암거래 시장도 활개를 치고 있다.

중난(中南)대학 병원 의사 스샤오보(施曉波)는 “대리모 임신과 정상적인 시험관 아기 시술의 차이점은 임신하는 주체가 다르다는 것”이라며, “대리모 임신 시 합병증 유발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대리모 여성의 경우 이후 임신이 불가능할 위험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2015년 12월,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난자, 정자 매매 및 대리 임신 전면 금지 조항’을 삭제한 ‘인구 및 계획출산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무조건적인 금지’는 타당하지 않다고 본 것. 이후 전면 두 자녀 정책이 시행되고 대리모 산업이 기승을 부리자 다시 대리모 산업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지난 8일, 중국 국가위계위(국가위생 및 계획생육위원회)는 “대리 임신은 위법행위이며,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푸단대학교 법대 루즈안(陸誌安) 부교수는 “수정법안은 대리 임신 의료기술 존재 자체를 인정했을 뿐 대리모 시술을 허용한 것은 아니다”며, “현재 중국 영토 내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대리임신 관련 시술 시행은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