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황교안 특검연장 불승인…박영수號 굴곡의 ‘90일’

기사입력 : 2017년02월27일 09:44

최종수정 : 2017년02월27일 10:24

이재용 잡고, 우병우 놓치고, 숨가빴던 대장정
삼성 올인하느라 朴대통령 대면조사 꼬이기도
수사 막바지 춧불·태극기 대충돌…공소유지 관건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막을 내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했다.

박영수호(號)는 국민의 지지 속에 출범했지만, 출범 이후 90일이 흐르는 동안 숱한 풍랑에 시달렸다. 특히 수사 막바지로 치닫을수록 장외 세대결은 거세졌고, 박 특검과 특검보들은 테러위협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은 특별검사로 박영수 특검을 정했다. 여론은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박 특검과 우병우·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들의 친분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수사를 맡게 된 박영수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강남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그러나 박 특검이 '음지의 스타검사' 윤석열 수석검사를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우려는 사라졌다. 윤 검사 영입 이후 특검은 준비기간 20일 동안 박충근·양재식·이규철·이용복 특검보와 파견검사 20명을 영입하며 수사를 준비했다.
(시계방향) 양재식, 박영수, 이용복, 이규철, 박충근, 윤석열. 이형석 기자 leehs@
 
12월 21일, 새로 마련한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현판식과 함께 본수사가 시작됐다. 본수사 시작부터 특검팀은 거침 없었다. 처음부터 제 1수사대상을 '삼성 뇌물 의혹'으로 잡고 국민연금과 보건복지부부터 압수수색하기 시작했다.
국민연금에 삼성합병 찬성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소환 3일만에 구속했다. 삼성을 겨냥한 것이었다.
지난해 12월 27일 특검에 출석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모습(왼쪽)과 다음날 28일 수의를 입고 특검에 출석한 문 전 장관의 모습. 하루만에 복장이 코트에서 수의로 바뀐 점이 눈에 띈다. 김학선·황유미 기자
 
특검은 구속수감된 피의자 중 든든한 아군을 얻기도 했다.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였다. 장씨는 최씨와 등을 지고 특검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제2의 태블릿PC'를 임의제출하고 최씨와 박 대통령 간의 670여 차례에 걸친 차명폰 통화를 밝혀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왼쪽)와 그의 조카 장시호씨. <뉴스핌DB>
 
가장 빠르게 수사가 진행된 것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이대 비리였다. 특검은 올들어 류철균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구속하고, 이어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최경희 전 총장 등을 줄줄이 구속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선 피의자들을 소환한 끝에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을 구속했다. '법꾸라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특검 앞에선 빠져나가지 못하고 구속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월 24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재소환됐다. 이성웅 기자
 
그러나 복병은 어디에나 존재했다. 박 대통령과 최씨 일가에 430억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특검은 보강수사를 개시했다. 이후 특검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압수수색하고 삼성이 순환출자고리 해소,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과정 등에서 특혜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은 영장 재청구 끝에 이 부회장을 구속했다.
 
하지만 청와대로 향햐는 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의 불승인에 막혔고,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는 1차 무산 뒤 재협의에 실패했다.
구속 수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그 사이 특검은 강압수사 논란에도 시달려야 했다. 소환 불응 끝에 체포돼 강제 소환된 최순실씨는 취재진들 앞에서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여기는 더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고함을 쳤다.
 
또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명품가방 등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역시 특검이 강압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했다.
지난 5일 재소환된 박채윤씨. 그는 이날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기각과 수사기간 연장 무산은 특검이 맛본 마지막 고배였다. 법원은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특검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특검은 짧은 보강수사 후 우 전 수석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1일 오전 9시30분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 절차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국회에서는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하고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황 권한대행 역시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신청을 불승인했다. 
 
이제 특검은 수사기간보다 더 긴 공소유지 여정에 나서야 한다. 이번 특검은 여느 특검보다 많은 수사대상과 많은 피고인을 떠맡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