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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별곡①] 내‘일’ 없는 長期청춘…출발도 못한채 꺾인 실업자 삶

기사입력 : 2017년03월03일 06:00

최종수정 : 2017년03월03일 07:37

“젊은데 뭘 못하겠어?” 청춘으로 위로했던 청년실업
이제 나이 먹은 장기실업자 신세…韓 작년 14% 정점
청춘 믿다가 30대 중반부터 알바도 못해, 원망만 가득

[뉴스핌=김기락 기자] # 아침 8시30분. 7살 딸아이가 다니는 놀이방의 버스가 집으로 오는 시간이다. 여느 때처럼 아이 손을 잡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오늘따라 동네 아줌마들이 유난히 많이 나와있다.

3월 2일, 새학년 새학기의 날이다. 아까 그 아줌마들이 나한테 ‘왜 아빠가 돼서 이 시간에 집에 있는 거야?’라며 꾸짖는 것 같다. 난 8년째 ‘노는’ 아빠이기 때문이다.

내 나이 39세. 대학 졸업 후 2년 간 사무직으로 일한 게 직장 생활의 전부였다. 놀기 시작한 31살엔 실업을 청춘으로 포장했다. ‘젊으니까 뭐든 할 수 있어’, ‘와이프도 일하니까 당분간 괜찮을거야’, ‘산 입에 거미줄 치랴’라면서.

그러면서 7년이란 시간을 실업자로 보내게 됐다. 이제는 아무 것도 못하겠다. 와이프한테 더 이상 미안하단 말도 안 나온다. 굶지 않고 살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닌데 왜 이렇게만 사나. 오늘도 별의별 원망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실업자 박 모 씨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사 갈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 취업 경험이 없는 상태로 나이를 먹어 더 이상 서울에선 취업할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지방에 내려가 소일거리라도 찾아보겠다는 심산이다.

취업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경험이 없는 실업자는 9만5000여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만4000명(16.1%) 늘어난 수치다. 동시에 2003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또 지난해 6개월 이상 구직을 하지 못한 장기실업자 수는 13만3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3.1%에 달한다. 지난 2002년 13.8%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장기실업자 비율이 2015년 두 자릿수를 처음 기록한 이후 지난해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공식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취업준비생,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 등 통학생, 주당 18시간 미만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등을 모두 합한 사실상 실업자는 총 453만8000명에 달했다. 공식 실업자수의 4배를 넘어선 수치다.

문제는 박씨처럼 장기실업자 증가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 경기 불황과 고용 시장 축소 등이 단기실업자를 늘렸고, 이는 곧 장기 실업자라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장기실업자의 취업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박 모 씨는 “청춘만 믿다가 30대 중반부터는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순 취업도 안 됐다”며 “처의 월급 200만여원으로 서울에 사는 것은 사치에 가까운 것 같다. 지방 간다고 해서 취직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업 문제는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세계 고용과 사회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실업자는 2억1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평균 실업률도 지난해 5.7%에서 올해 5.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회 운동가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근 3년간 43조원을 투입했으나 실업자는 더 늘었다”며 “게다가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보호주의, 영국 브렉시트와 불안한 안보 정국 등 지구촌 곳곳에 불안 요소가 매우 커졌다. 정부가 실효성에 비중을 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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