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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별곡②] “탈출하고 싶어요” 시린 봄날 ‘공시생’의 아우성

기사입력 : 2017년03월03일 06:01

최종수정 : 2017년03월03일 10:46

올해 국가직 9급 경쟁률 47대 1…‘탈출’보다 ‘유입’ 많은 공시촌
실업자인듯 아닌 공시생 30만 추정, 취준생에서 U턴 하기도
‘헬조선’ ‘이생망’ 자조섞인 목소리…사회적 비용은 날로 증가

[뉴스핌=김범준 기자] 올해 32살인 이유선(여·서울 관악구)씨는 4년차 공시(공무원 시험)생이다. 그것도 '장수생'. 그녀의 시공간은 4년째 신림동 고시촌에 멈췄다.

"엄밀히 말하면 4년이 아니라 10년"이라고 말한 이씨. "대학 4학년을 앞둔 지난 2008년 23살 때부터 '행시'(5급 공무원 공채시험)를 시작했어요."

첫 시험에서 소숫점 차이로 아쉽게 탈락한 이씨는 이듬해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낙방. 그렇게 몇번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5년이 지났다고 한다.

그렇게 20대 후반이 된 이씨는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공시를 접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무스펙·무경력'의 '문과 여자'에게 서류 통과는 넘사벽이었다.

이씨는 '공시생'으로 U턴했다. 그리고 7급 공무원으로 눈을 낮췄다.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았다. 5급보다 경쟁률이 높았고, 7과목 평균 90점 이상 맞아야 합격할 수 있는 '바늘구멍'이었다. 그렇게 또 3년이 흘러 30대가 됐다.

이씨는 수험생활을 '희망과 절망의 늪'이라고 했다. "자존심이고 뭐고 올해는 9급 시험이라도 합격해 이 지긋지긋한 '늪'을 탈출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웃어 보인 그녀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졌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탈출'을 원하는 공시족은 해마다 늘고 있다. 서울 노량진 학원가와 신림동 고시촌 일대는 공시생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가득하다.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또 가장 많은 수험생들이 몰리는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20만명을 훌쩍 넘었다.

지난달 6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2017년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4월8일 시행)'에 총 22만8368명이 접수했다고 인사혁신처는 밝혔다. 작년에 비해 6515명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일반행정(전국)' 직렬의 경우 243명 선발에 4만1910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172.5대 1.

공무원 시험은 지난 2009년 응시연령 상한이 폐지된 후 경쟁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공무원 시험 전문가들은 5·7·9급 수험생을 모두 합하면 30만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자가 43만5000여명(청년 실업률 9.8%)인 것을 볼 때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자료=인사혁신처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듯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학원가에선 '이생망'(이번 생애는 망했다)이란 자조섞인 말이 오간다. '헬조선', '이민' 등은 이미 귀에 익숙하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교수(사회학)는 "대기업 신입사원도 정리해고당하는 상황이다. 불안한 노동 환경에서 '안정성'이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공시열풍'이 거세지고 있다"며 "수험 비용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인재들이 적시적소에 배치되지 못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너무 오래 수험에만 몰두하면 더 이상 오갈 데 없는 사회 부적응자가 될 수 있다"면서 "대략 3년 안에 합격하지 못했다면 자신에게 보다 맞는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공시생들에게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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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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