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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vs 태극기②] “촛불이 뭘 알어?” 그들이 장롱 속 태극기를 꺼낸 이유

기사입력 : 2017년03월02일 18:01

최종수정 : 2017년03월02일 18:12

‘한강의 기적’ 일군 우리네 부모 “대한민국 민주주의 위험”
崔게이트로 朴대통령 실망…그러나 10원 하나 나온거 없어
나이든 사람만 태극기 집회 참석? 젊은 친구들도 대거 참석

[뉴스핌=황유미 기자] "민주화? 누가 일궈냈는데. 산업화, 그것도 우리야. 촛불이 뭘 알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인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은 우리 손으로 일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촛불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대한민국의 주역이 우리인데, 촛불세력이 이를 무너뜨린다는 주장이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전후 촛불집회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러나 탄핵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태극기 집회의 세력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그들은 왜 장롱 속 태극기를 꺼냈을까.

지난 1일 오후 광화문 광장 남쪽 세종대로를 메운 시민들의 한 손에는 우산이, 한 손에는 태극기가 들려있었다. 20, 30대와 청년도 있는 가운데 대부분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이들을 광화문으로 이끈 것은 오직 하나 '나라 걱정'이었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직접 일궈낸 주름진 손으로 장롱 속 태극기를 꺼내 들었다.

제98회 3·1절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주최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손에는 대형 태극기, 다른 한 손에는 손바닥 크기의 작은 태극기를 쥐고 집회에 참석한 김모(71) 할머니는 "대한민국을 구해야했다"며 "사드 반대하고, 공산 체제 찬양하고, 연방제로 가자는 얘기가 나와서 민주주의가 위험하다는 생각에 집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나라 걱정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무고를 주장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50대 여성 이모씨는 "최순실 사건이 터졌을 때 처음에는 대통령에게 실망했는데, 대통령 얘기를 들어보니 공작을 펴서 대통령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것이더라"며 "한 사람이라도 더 그런 일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 압구정동의 이문형(남·78)씨는 "지도자를 무너뜨리는 건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며 "특검이 이렇게 조사했는데 10원 하나 안 나온 것을 보면 대통령은 죄가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문형씨는 이어 "나는 육군 중위로 월남전에 참전해 나라를 지켰다"며 "끝나고는 중동에 가서 피땀 흘려서 우리 경제를 이뤘는데 그렇게 만든 대한민국을 지금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열사의 땅 중동에서, 베트남 정글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도왔다. 1970년대 산업화의 주역이자, 1980년대 민주화의 주연급 조연이다. 민주화와 산업화의 토대를 갖춘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들이다. 한강의 기적은 그들의 손에서 나왔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김모(71·서울 광진구) 할머니 역시 "이렇게 나이 많은 우리들이 안먹고 안입고 자식 공부시키면서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만들어 놨다"며 "그런데 지금 젊은 사람들, 언론사, 시민단체들이 우리 경제를 세계 최고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몸도 안 좋고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이 돌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열린 지난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특히 촛불집회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선교사 허베드로(남)씨는 "제대로 알아보고 해야 하는데 젊은 친구들이 너무 쉽게 선동된 거라고 생각한다"며 "보도된 것 보니까 안타깝더라"고 토로했다.

강원도 강릉에서 올라온 조모(남·59)씨 역시 "촛불은 거짓이고 태극기야말로 진실이다"라며 "태극기 집회 과격하다고들 주장하는데, 촛불도 경찰차 부수고 단두대 퍼포먼스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 측과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촛불집회의 대치는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지난 1일 광화문 광장에서는 경찰이 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양측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했다.

양측의 대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극기 집회를 주최하는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오는 4일과 11일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탄기국 대변인인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은 "지난 1일보다 더 많은 참가자들이 오는 4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주중에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뜨거워지는 참여 열기에 대해 정 회장은 "정의와 진실이 확산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직접 일궈온 분들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걸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든 사람들만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다는 인식은 다 없어진 지 오래다. 지난 1일 집회에도 보셨듯이 넥타이 부대, 청소년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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