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뫼비우스 단상] 스위치

기사입력 : 2017년03월03일 16:46

최종수정 : 2017년03월03일 16:46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스위치가 없다면 형광등을 켤 때마다 고역일 것이다. 누군가가 의자를 방 한가운데에 놓고 그 위로 올라서야 한다. 형광등을 분해해 그 안의 전깃줄을 서로 잇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누르는 방식, 돌리는 방식, 리모컨 형 등 스위치의 종류가 많기에 전기밭솥, 가스렌지, 티브이를 사용할 때마다 비슷한 수고를 해야 한다.
집 바깥은 더 심할 것이다.
저녁 무렵이면 전신주에 사다리를 걸쳐 놓고 올라야 한다. 가로등의 유리관을 열고 엇비슷한 행동을 취한다. 동네의 전신주마다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다. 승용차 운전자들은 보닛을 열고 몸을 반쯤은 안으로 집어넣어 서로 연결할 전깃줄들을 찾을 것이다.
전조등을 켜려는 그들의 얼굴과 와이셔츠에 오일이 묻을 것이다. 그들은 마치 행위예술 하는 사람의 폼으로 다시 차에 타 운전을 할 것이다. 옛날 시골에서 초가 위로 볏짚을 올리고 우마차에 풀이나 과일을 실어 나르는 풍경과 비슷한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런 풍경은 인간적인 느낌도 주겠지만 과도한 노동과 극심한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일상은 지금보다도 훨씬 더 고달플 것이다. 스위치는 그런 면에서 고마운 존재이다. 복잡할 상황을 단순하게 해주었고 골치 아픈 기계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줄뿐더러 기계들의 민낯을 보며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해방시켜 준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우려가 별로 없는 것이 스위치의 발명은 손 쉬운 작업에 속했을 것이다. 인간은 그 이전에 전기를 만들었다. 패러데이가 전기의 아버지라면 에디슨은 그 산파이다. 전기와 전자 산업은 계속 발전하여 선풍기, 냉장고, 티브이 등등에서부터 로봇,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등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위치의 특성 중 가장 큰 것은 편리성일 것이다. 별의별 기계들에 대해 모를지라도 스위치 한번 누르면 그것들은 훌륭한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편리성은 시간 절약을 낳는다. 간단한 스위치 조작으로 취사, 세탁 같은 일을 가동시킨 후 티브이를 보거나 즐겁게 노닥거릴 수 있는 것이다. 조작은 쉬운데 ON과 OFF 중 선택하면 된다.
자유의지냐 결정론이냐가 중요한 논제 중 하나인 만큼 선택 문제는 사실 중요하다. 전자의 예로 실존주의를 든다면 후자의 예로 라이프니츠의 예정조화론이나 목적론적 종교관을 들 수 있다. 최근에 뇌과학이 발전해서 인간의 자유의지가 과연 있는가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전개되기도 한다.
B(Birth)와 D(Death) 사이에 C(Choice)가 있다는 말이 있듯 싸르트르는 선택을 중시했다. 부조리한 세계에서 선택을 통한 결단으로 실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든 간에 삶에 있어 선택의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한데 스위치에서의 선택은 성격이 다른 것 같다.
어두우면 조명을 밝히면 되고 잠을 자고 싶으면 소등을 하면 된다. 배가 고프면 쌀이 밥이 되도록 스위치를 누르면 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으면 내려오라는 신호를 보내면 된다.
이처럼 스위치에서의 선택엔 별다른 갈등이 없다. 욕망이나 필요가 시키는 방향으로 조작만 하면 된다. 전문가들이 프레임 안에 이미 모든 것을 짜놓았기에 주어진 선택지 둘 중의 하나를 상황에 맞게 고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이런 선택을 하루에도 무수히 하다보니 선택을 하며 사는 듯한 환상이 생길 수도 있다. 더우기 그런 환상을 이 세상이 은밀히 안겨주기도 한다. 짜여진 체계 안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조작하며 소비자로서만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 대해 각성의 눈을 뜬다면 한번 뿐인 삶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진정한 선택은 무엇인지 고뇌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위치의 편리성은 양면성이 있는 바 그 이면을 들여다 본다면 사물에 대한 감각 상실과 맞물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묘사했듯 스위치가 없다면 기계들의 민낯을 대하며 살아야 한다. 그것들의 원리, 특성, 조작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대화를 나눈다고 볼 수도 있다. 그 일은 불편한 반면 풍요로움도 있다고 할 수 있는 바 단지 편리성으로 인해 실체에 대해 무지한 상태가 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닐 것이다. 때론 스위치가 없는 상황을 상상하거나 만들어서 인간이 만들어온 기계들과 직접적인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식당 테이블에 부착된 호출벨이다. 저 자그마한 기기에도 스위치는 들어 있다. 손님이 누르면 식당 종사자는 달려와 서비스를 한다.
큰 식당일수록 상당히 부착되어 있고 그 추세가 늘고 있다. 물론 식당 주인이 단 것이며 저것이 없다면 손님과의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손님은 요란한 가운데 소리를 질러 식당 종사자를 불러야 한다. 듣지 못하면 여러 차례 부르는 수고를 해야 한다. 식당 종사자 입장에서도 어느 테이블에서 부르는지 주의해야 하고 혹시 못 들을지도 몰라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딜레마에 대한 해결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하면 저것의 설치로 인해 손님과 식당 종사자 사이의 관계가 질적으로 변했다고도 볼 수 있다. 손님과 식당 종사자 사이에 호출벨이라는 매개체가 들어가게 되어 ‘손님 – 식당 종사자’에서 ‘손님 -> 호출벨 -> 식당 종사자’의 공식으로 바뀌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관계의 양식을 더욱 굳어지게 할 것이다.
‘손님 – 식당 종사자’의 공식은 기본적으로 사람 대 사람의 구조이다. 반면에 ‘손님 -> ㅗ출벨 -> 식당 종사자’의 공식은 손님과 식당 종사자 사이에 호출벨이 끼여 그것이 식당 종사자를 콜하는 형식을 취한다. 사람 대 사람의 구조가 사람 대 기계의 구조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저 사진에서 호출벨의 의미를 보자. 호출벨이 없을 때와 비교하면 보다 가시적일 것이다. 가령 저 호출벨의 설치로 인해 손님이 위치한 공간과 식당 종사자가 위치한 공간은 이전과는 성격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호출벨 하나로 인해 공간이 분리된 듯하고 경계선이 선 듯하다. 게다가 경계선 이쪽 저쪽의 기운이 다소 달라 보인다.
식당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또한 손님과 손님 사이로 국한될 경향이 생기게 된다. 전통적으로 손님과 식당 종사자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단골 개념도 생긴다. 우스개 소리도 하고 농을 걸기도 한다. 호출벨이 들어섰다고 해서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러움이 어느 정도는 훼손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스위치는 통상 기계를 조작하는 용도로 쓰여 왔다. 그러던 것이 사람을 향하도록 쓰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의도는 선의적이며 좋은 효과도 있다. 편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이 제거되고 쿨한 면도 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전화나 승용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야기할 내용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 말로 하거나 누군가를 모시고 싶다면 가마를 동원하는 것이 기계가 중간에 끼는 것보다 인간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다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말한 것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손님은 도구를 대할 때와 비슷하게 부지불식간에 식당 종사자를 대하게 된다. 식당 종사자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서비스의 댓가로 돈만 받으면 된다는 마인드가 강해질 수 있다.
식당 종사자가 테이블 아래로 무릎을 꿇다시피 앉아서 주문을 받는 경우까지 생겼다. 테이블의 호출벨을 누르면 그와 같은 풍경이 연출되는 것이다. 그 식당 주인의 자유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가령 그 식당에 어린이가 동반된다면 그는 무엇을 배우겠는가. 민망해지고 아찔함이 생긴다.
스위치는 문명의 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단순하면서도 부재의 경우를 생각하면 절대적인 필수품처렴 여겨진다. 그러나 스위치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우리 인간이 지녀온 소중한 것들이 망각되거나 상실될 우려도 있는 만큼 그런 것들에 마음을 기울이고 철학화하는 것 역시 필요할 것이다.

이명훈 (소설 ′작약도′ 저자)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정부, 123개 국정과제 공식 확정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정부가 향후 5년간 국정 운영의 핵심 로드맵이 될 123대 국정과제를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국정과제를 포함한 국정과제 관리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123대 국정과제는 지난달 13일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제안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조정·보완을 거쳐 확정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TV] 최종 확정된 국정과제 체계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비전 아래 5대 국정목표, 23대 추진전략, 123대 과제로 구성됐다. 5대 국정목표는 ▲국민이 하나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다. 우선 정부는 국민주권 실현 및 대통령 책임 강화를 위한 개헌을 추진한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 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도입 등이 개헌안에 담길 전망이다. 권력기관 개혁을 통한 민주주의 확립, 독자 인공지능(AI) 생태계 및 AI고속도로 구축, 5극3특 중심 혁신·일자리 거점 조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 산재 감축 등의 내용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또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완료하는 강군 육성 방안도 포함됐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과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가균형발전 관련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사진=KTV]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범정부 추진체계도 구축한다. 온라인 국정관리시스템과 오프라인 범부처 협의체를 운영, 국정과제 추진상황을 지속 관리한다. 입법성과 조기 창출을 위해 법제처에 국정입법상황실을 두고, 국정과제 입법 전주기를 밀착 관리한다. 국정과제 중 입법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법률 751건, 하위법령 215건 등 총 966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법률안 110건은 연내 국회 제출하고, 하위법령 66건 올해 제·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국정과제 추진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성과를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온라인 소통창구인 '국정과제 소통광장'을 마련, 국민이 제기한 의견을 정부가 신속히 답하는 쌍방향 소통채널을 만든다. 국민만족도 조사는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민생 관련 중요 국정과제는 민관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국정과제 추진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정부업무평가 기본계획('25~'27)' 및 '2025년도 정부업무평가 시행계획 수정안'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 올해는 미래 전략산업 육성 등 각 부처가 역점 추진하는 정책과제, 신산업 등 규제 합리화, AI 활용 일하는 방식 혁신, 디지털 소통·홍보 노력 강화 등을 중점 평가할 예정이다. 국민주권정부에 걸맞게 평가 과정에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국민 만족도 조사 결과도 비중 있게 반영한다. 국무조정실은 "향후 국정과제 추진과정에서 국민의견을 수시로 청취하고 소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국민요구와 정책여건 변화를 반영해 이행계획도 지속 보완하며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9-16 14:04
사진
코어위브, 엔비디아와 8조원대 계약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인 코어위브(종목코드: CRWV)는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와 63억 달러(8조716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32년 4월 13일 까지 코어위브가 고객에게 판매하지 않은 모든 클라우드 용량을 구매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와 수주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진 후 코어위브 주가는 뉴욕 정규장 거래에서 8% 상승했다. 지난 3월 상장 이후 이 회사 주가는 3배 뛰었다. 코어위브는 미국과 유럽에서 엔비디아의 GPU 칩을 탑재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이를 임대하거나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핵심 클라우드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AI 컴퓨팅 용량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한 완충장치를 마련하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코어위브는 일찌감치 엔비디아의 눈도장을 받아 2023년 투자를 받았다. 엔비디아는 코어위브 지분을 6% 넘게 보유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지난 3월 공모가 40달러에 뉴욕 증시에 상장한 후 AI 열풍에 따른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급증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이번 계약은 최종 고객과 상관없이 용량이 활용될 것을 보장함으로써 코어위브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며 "투자자들은 코어위브가 최대 고객사 2곳(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외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채울 수 있을지 우려해왔는데, 이번 계약으로 이런 우려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코어위브 로고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9.16 kongsikpark@newspim.com 코어위브는 지난 3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119억 달러 규모의 5년 계약에 합의하며,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오픈AI는 2029년 4월까지 40억 달러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추가 협정을 맺었다. kongsikpark@newspim.com 2025-09-16 13:0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