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르포] "메르스 사태의 데자뷰"..눈물나는 면세점

기사입력 : 2017년03월16일 18:00

최종수정 : 2017년03월16일 18:00

中 한국 여행 통제로 유커 절벽 현실화…"앞으로 더 심해질 것"

[뉴스핌=함지현 기자] 고객 보다 직원 수가 많은 매장. 한산한 에스컬레이터. 고객들을 줄 세우기 위해 필요했던 라인만이 덩그러니 놓여진 허전한 한국 화장품 매장. 앉아 있는 고객 보다 앉을 자리가 더 많은 휴식 공간.

<사진=함지현 기자>

16일 오후 찾은 주요 시내 면세점은 그야말로 유커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흡사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고객이 급감했던 백화점을 다시 찾은 듯했다.

가장 먼저 방문한 롯데면세점은 건물입구에 밝은 벗꽃을 놓아두며 봄이 왔음을 알렸지만 막상 내부의 면세점은 오히려 겨울을 맞이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오전과 오후를 가리지 않고 줄을 서야했던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에서는 즉각 계산이 가능했다. '전지현 화장품'으로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입생로랑이나 선호도가 매우 높은 설화수는 유커들의 줄이 형성돼 있긴 했지만 이전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보였다.

다만 국산 화장품이 대거 들어 서 있는 11층 화장품 매장만큼은 이전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의 유커들이 쇼핑을 하고 있었다.

롯데면세점과 함께 면세업계를 이끌어 온 신라면세점도 이전에 비해 유커 감소가 확연히 눈에 띄었다. 이전에는 출근길 지하철과 같이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앉을 자리는 없더라도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오후 시간대의 지하철과 비슷했다.

줄을 서서 계산을 기다리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시피 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잰걸음을 할 필요도 없었다. 일부 명품 매장에는 고객이 한두명에 불과해 안 그래도 넓은 공간이 더욱 넓게 느껴졌다.

신규면세점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들의 매출비중 중 90%가 단체관광객으로부터 나오는 만큼 중국 당국의 제재로 인해 직격탄을 입은 셈이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10층 화장품 매장 대부분에 고객이 없었는데, 확 트인 층고 때문인지 더욱 한가한 느낌이 들었다. 11층에 위치한 한국식품이나 가전,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라인 프랜즈 매장에서도 중국어를 듣기가 쉽지 않았다.

HDC신라면세점 역시 마찬가지다. 인기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나 후를 찾은 유커가 없어 계산할때 서는 줄을 대비해 놓은 라인만이 그저 홀로 놓여 있었다. 이 두 매장은 유커들이 꼭 방문하는 곳인 만큼 1층 가장 안쪽에 위치해 다른 브랜드로의 고객 유입을 노렸던 곳이기도 하다. 다른 곳들도 둘러봤지만 선두 브랜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산면세점이나 한화갤러리아면세점 역시 활기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게 각 회사측 설명이다.

한 신규면세점에서 화장품을 팔고 있던 직원은 "아무리 평일 낮이라고 해도 지금보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너무 텅 비었다"며 "오픈때도 이보다는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탄은 그저 한 개인의 토로를 넘어 면세업계 전체가 가진 답답함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했다.

<사진=함지현 기자>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관광객의 경우 현지에서 관광 제재를 하기 이전에 예약을 하고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사드배치 이전에 예약을 했다가 취소를 하지 않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수요일 뿐이라는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 우리나라를 찾는 여행상품을 중단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다음주부터는 지금보다 더 눈에 띄게 유커절벽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대부분의 관측이다.

실제로 한 면세점에서 만난 한 50대 중국인은 "이런 일이 생길지 모르고 사드배치 20일 전에 예약을 했는데 취소하기가 난감해 한국을 찾았다"며 "개인적으로는 여행이 만족스럽지만 워낙 분위기도 안좋고 주변 사람들 눈치도 보여서 다시 한국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면세업계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정부 간 문제로 이번 사태가 발생한 만큼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한숨만 커지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을 찾는 고객 중 70%가 중국인인 만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일본 및 동남아 고객이나 개별관광객을 늘리면 될 것이라는 얘기를 하기는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교과서적인 얘기"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