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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전 국방 "북한 선제타격시 6·25 이후 가장 파괴적 전쟁"

기사입력 : 2017년04월03일 09:02

최종수정 : 2017년04월03일 09:02

ABC방송 인터뷰…트럼프 "중국이 북핵 해결 안하면 우리가 한다"
미 재무부, 북한 석탄기업 1곳과 개인 11명 양자제재 대상 올려

[뉴스핌=이영태 기자]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애슈턴 카터가 미국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옵션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경우 북한의 반격과 한·미의 재반격으로 한반도에서는 6·25 전쟁 이후 가장 파괴적인 전쟁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슈턴 카터 전 미국 국방장관 <사진=블룸버그통신>

카터 전 장관은 2일(현지시각) 미국 ABC방송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거론하는 대북 군사행동이나 선제공격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늘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어떤 것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받으면 한국을 침공하려 하겠지만 그런 전쟁에서 북한의 패배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6·25 전쟁 이후 가장 격렬한 폭력을 보게 될 것"이라며 "결과는 확실하지만 매우 파괴적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대북 '선제공격'에 대한 거듭되는 논평 요청에 "지난 1994년 영변 핵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계획에 참여했었다"며 "당시엔 실행에 옮길 필요가 없었지만 그런 옵션을 테이블에서 치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의 한반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계획이 중국의 대북 협력을 더 어렵게 만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은 1994년 이래 장쩌민에서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대 중국 지도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그들은 북한에 대한 특유의 역사적·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의 그런 태도는 빌 클린턴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까지 줄곧 이어져왔다며 중국이 북한 문제에 협조할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 트럼프, 시진핑과 회담 앞두고 "중국이 안하면 우리가 한다" 경고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미중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북한에 관해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라며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 없이 일대일로 북한과 맞불을 것이냐'는 질문에도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전적으로 그렇다(totally)"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고 우리를 도와 북한 문제를 다룰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며 "만약 중국이 그렇게 한다면 중국에 좋을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역 부문이 대북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미국에 협조하게 될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중국의 도움이 없더라도 북한 문제를 단독으로 다룰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고도 강조했다.

대북 해법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이 중동 정책을 공개하던 과거와는 다르다"며 대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FT는 백악관이 북한 핵과 미사일을 현존하는 최고의 위협으로 여기고 있으며, 국가안보회의(NSC)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착수한 '대북 정책 리뷰'를 막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NSC '2인자'인 캐슬린 T. 맥팔런드 부보좌관은 FT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트럼프 정부 1기가 끝나기 전에 핵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북한 기업 1곳과 개인 11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출범 이후 최초의 무더기 제재를 가했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재산통제국(OFAC)은 이날 대북제재 행정명령 13382호, 13687호, 13722호에 따라 북한 기업 1곳과 북한인 11명을 미국의 양자 제재대상에 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의 특징은 ▲북한의 석탄기업을 목표물로 삼았다는 점 ▲북한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 베트남 쿠바에 근무하는 북한인들을 직접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 ▲화학무기 업체에 연계된 북한인을 제재한다는 점이다.

새 제재대상에 오른 북한 기업은 '백석무역'으로 석탄과 금속을 거래하는 곳이다. 미 재무부는 백석무역에서 얻은 수익이 북한 노동당으로 흘러들어간다고 보고 있다.

백석무역 제재를 시작으로 미국이 본격적으로 북한의 '돈줄'인 석탄 제재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북한의 석탄기업들을 조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아닌 제3국에 거주하는 북한인들도 제제 대상에 포함됐다. 신규 제재 대상에 이름이 올라온 북한인은 강철수(중국), 박일규(중국), 리수영(쿠바), 장승남(중국), 조철성(중국), 한장수(북한), 김영수(베트남), 김동호(베트남), 김문철(중국), 김남응(러시아), 최천영(러시아) 11명이다.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 및 개인과의 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트럼프 정부는 제재 대상에 북한 기업 및 북한 인사들과 거래하는 제 3국의 기업과 단체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조치는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쿠바 등 북한에 우호적인 제3국가들에 경고를 보내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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