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위너가 가장 트렌디하고 젊은 감성으로 돌아왔다. 멤버 남태현이 탈퇴하고 4인조로 재편된 위너. 강승윤의 감각은 한층 빛났고 김진우는 재발견에 가까운 발전을 했다. 래퍼 송민호, 이승훈도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4일 싱글 'FATE NUMBER FOR(페이트 넘버 포)' 발매를 앞두고 위너 멤버들과 만났다. 1년 2개월 전 이후 오랜만이었다. 긴 공백을 겪었음에도 한층 여유로워진 표정과 가벼운 제스쳐가 눈에 들어왔다. 한결 내려놓은 듯한 위너의 모습이 인터뷰장을 찾은 취재진의 긴장도 풀어지게 했다.
"우리 느낌에는 1년 2개월이 그리 길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이번에는 좀 심기일전했어요. 4인조가 되다보니 태현이의 빈자리가 있고, 팬들도 그걸 느끼시겠죠. 4인조로도 완성도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우리끼린 자가발전을 위한 시간을 많이 가졌고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마냥 기대하고 설레는 마음이에요."(강승윤)
위너 컴백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알려진 남태현의 탈퇴는 너무나도 큰 사건이었다. 자연히 그 여파에 관한 얘기들이 오고갔다. 강승윤을 비롯해 송민호, 이승훈, 김진우는 담담히 "늘 그의 빈자리를 느낀다"고 털어놨다. 연습생 시절부터 오랜 기간 동고동락해온 동료였지만 이별을 하게 됐고, 어쩔 수 없이 공백을 채우는 건 오롯이 4명의 몫이 됐다.
"아직 숙소 생활을 같이 하는데 태현이가 나갔을 때 빈 자리가 느껴졌죠. 노래 녹음을 하고 연습을 할 때도 5명인 게 안무 동선이 편한 것도 사실이고요. 당연히 보컬 파트도 태현이가 메인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진우 형이 그걸 채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개인적으로 이번 노래를 통해 진우 형의 목소리도 재발견되지 않을까 해요."(강승윤)
남태현의 부재와 함께 위너의 컴백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기존 곡들 전반에 깔려있던 '나른한 감성'이 조금은 사라졌다는 사실. 이번 위너의 타이틀곡은 'REALLY REALLY(릴리 릴리)'와 'FOOL(풀)'. '릴리 릴리'가 밝고 트렌디한 댄스곡이라면, '풀'은 이별의 슬픈 감정을 담은 발라드곡이다. 항간에는 남태현이 나가고 난 뒤 위너의 음악색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태현이가 없어서 나이브한 면이 없어진 건 아니에요. 기존에 위너의 음악과 달라지긴 했지만,이번엔 연습생때 열심히 했던 춤연습을 좀 더 써먹고 싶었죠. 데뷔하고 나서 그걸 보여드릴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곡작업을 하면서 이런 장르에 끌리고 갑자기 꽂히기도 했어요. 멤버들이 그동안 성숙한 감성을 많이 보여드렸다면 풋풋한, 젊은 나이에 맞는 음악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영한 느낌'에 초점을 맞췄죠.(강승윤)
위너에게 싱글로 선보이게 된 두 곡 '릴리 릴리'와 '풀'을 작업하고, 선정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곡을 쓴 강승윤은 "두 곡이 가장 먼저 만든 곡이다. 멤버들도, 회사에서도 정말 좋아해주셨다"고 심플하게 답했다. 힘을 뺀 듯 하면서 점차 격해지고, 칼군무로까지 이어지는 안무 얘기가 나오자 이승훈은 "퍼포먼스는 직접 보여드리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라면서 멤버들을 모두 일으켜 세웠다. 취재진은 물론 멤버들도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사실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 자체가 칼군무를 하기에 적합하지는 않아요. 그다지 빠른 비트도 아니고요.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 그저 리듬을 타는데 쉽게 가는 느낌이죠. 칼군무도 뒷부분에는 조금 나오니까 그런 부분도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강승윤)
남태현의 탈퇴 얘기와 타이틀곡 얘기를 마치고 나니, 송민호의 부상, '신서유기' 출연 등 소소한 얘기들이 오갔다. 송민호는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니다"라면서 약간 조심스러워했지만, 김진우가 "실제로 모자라다"라고 증언하며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이승훈은 애써 포장하려 했지만 진심을 숨길 순 없었다.
"혼자 예능을 나가서 긴장을 많이 하긴 했어요. 그냥 열심히 했는데 PD님과 여러 분들이 굉장히 재밌게 캐릭터를 부여해주셨죠. 재밌긴 한데 물론 제가 그렇게 했지만. 후회보다는 약간 염려가 되긴 했어요. 가수 활동이 가려질까봐요. 제가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니에요." (송민호)
"민호가 사실 랩을 할 때는 천재적인 가사가 나올 때가 있어요. 확 놀랄 정도로요. 일상 속에서는 빈틈이 많은 친구예요. 그런 걸 많은 분들이 알게 돼서 약간 시원해요.(웃음) 가끔 멋진 것만 해서 좀 그랬는데 약간 고소하더군요. 친근한 이미지가 생겨서 만족스러워요."(강승윤)
"민호가 심성도 착하고, 무식한 게 아니라 잘 모르는 거예요. 그냥 좀 지식이 없는 거죠. 약간 달라요. 알기는 많이 아는데 원리 원칙이나 지식이 조금 모자른 거죠. 한끗 차이인데, 저는 사랑스럽다고 생각해요." (이승훈)
위너는 이번 싱글 활동에 이어 올해 두 차례 이상 신곡으로 활발한 활동에 나선다. YG를 향한 팬들의 불만이었던 긴 공백기를 이번에야말로 없애겠단 각오다. 3년차를 맞으며, 4인조로 변화가 생겼지만 다행히 위너의 지향점은 데뷔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강승윤은 위너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음악적 성장을 동시에 가져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위너 활동을 두고 사장님이 구체적인 플랜을 주셨어요. 계획은 앞으로 두 번 정도 더 활동하자는 거죠. 지금까지 만든 곡들을 발표할 수도 있고 계속 작업을 해서 더 좋은 곡을 낼 수도 있어요. 이번에는 이미 준비를 많이 했으니까 믿으셔도 돼요."(강승윤)
"팬들은 자주 보고싶은 마음에 'YG가 일을 안한다. 왜 안내주냐' 하시는데 사장님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가 좋은 결과물을 아직 못 낸 거죠. 우리가 잘 해야하는 거고, 우리도 아쉬워요."(이승훈)
"위너가 지향하는 바는 언제나 같아요. 톱스타 이런 것보다도 성장형 그룹이라는 말을 좋아하거든요. 내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성장하는 게 위너의 목표예요. 이번 앨범에서는 유난히 진우 형의 발전이 눈에 확 띌 거예요. 기대하셔도 좋아요."(강승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