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부터 참석 못한채 임기 만료, 최순실 게이트 여파
[뉴스핌=김겨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인 이탈리아 '엑소르(Exor)'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12일 엑소르에 따르면 지난 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4명이 교체됐다. 엑소르는 오는 5월 30일 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김학선 기자> |
엑소르는 이 부회장의 이사직 사퇴와 관련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부회장이 출국금지에 이어 구속되면서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존 엘칸 엑소르 회장은 이사회 교체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이번에 교체된 4명의 이사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들의 현명한 조언이 오늘의 엑소르를 있게 만들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5월부터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사회에 참석해왔다. 이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주요 고객사와 만나 네트워크를 다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출국금지로 지난해 11월 엑소르 이사회에 불참한 이어 지난 2월 구속되면서 이번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엑소르는 피아트를 창업한 이탈리아의 아그넬리 가문이 운영하는 지주회사다. 피아트는 페라리,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피아트의 자회사인 마그네티마렐리를 인수하려 했으나 중단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을 받으면서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엑소르 본사를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로 옮기고 재보험사 파트너리를 인수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 변화에 맞게 다양한 분야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