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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주기] ‘빛바랜 가정통신문’ 3년의 시간 간직한 ‘4·16 기억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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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3주기 맞아 추모행렬 이어져
“아이들 보면 가슴미어져...어른으로 죄송”
아쉬움과 분노, 흐느낌 뒤섞인 기억교실

[안산=뉴스핌 김규희 기자] 누렇게 변해버린 가정통신문으로부터 흘러간 시간을 볼 수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단원고 2학년 학생을 실은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에서 침몰한지 3년 지났다.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 ‘4·16 기억교실’을 찾았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추모객들이 경기도 안산교육지청 별관 '4·16 기억교실'을 찾았다.

‘4·16 기억교실’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이 그대로 옮겨와 있다. 학생들이 쓰던 책상과 의자, 물건들은 그대로 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책상 위엔 활짝 핀 꽃이 놓여있었다. 그 옆엔 밝게 웃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친구들과 어깨동무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은 되레 추모객들을 위로해주는 듯 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3주기가 된 이날 시민들은 아침부터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4·16 기억교실’을 찾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빠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 기억교실로 찾아온 아이부터 정장을 입은 채 홀로 추모하러 온 노년 신사까지 방문했다.

단원고 2학년 6반 이태민 학생의 엄마 문연옥 씨는 이날 기억교실을 찾아온 추모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 씨를 둘러싸고 있던 추모객 30여명은 위로의 말을 건네냈다.

세월호 유가족이 '4·16 기억교실'을 찾은 추모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4·16 기억교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일째 기억교실을 찾았다는 김모(45)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계속 울음을 터뜨려 지켜보는 이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김 씨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어른들이 잘못해 아이들이 이렇게 된 거다. 책상 위에 놓인 아이들 얼굴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고 죄스런 마음이 들어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세 아이와 함께 기억교실을 찾은 김도형(47)씨는 이날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사람들이 자신의 눈물을 보지 못하게 구석에서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김 씨는 “너무 늦게 이곳을 찾았다”며 희생자들에게 미안해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으로 다뤄지다보니 본의 아니게 오해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아이들에게 무릎 꿇고 빌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기억교실을 찾은 추모객들은 슬퍼하지만은 않았다. 추모객들은 국가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갓난 아이를 안고 있었던 이수정(38)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된다. 늦게나마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에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옆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있던 박모양(6)도 언니오빠들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양은 “언니 오빠들이 하늘에서 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추모객들이 경기도 안산교육지청 별관 '4·16 기억교실'을 찾았다.

선배들을 기억하며 정치적인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겠다고 다짐하는 학생도 있었다.

친구들과 기억교실을 찾은 최성은(16)양은 “기억교실 뿐 아니라 광화문 촛불집회도 여러차례 갔었다. 국민들의 목소리가 모여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를 낸 것을 보고 앞으로도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옆에서 최 양과 친구들을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결국 울음을 참지 못했다. 이태민 학생 엄마 문연옥 씨는 이날 화장실에 들어가 오랜 시간 흐느꼈다. ‘4·16 기억교실’은 한동안 화장실 밖으로 흘러나오는 문 씨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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