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기관투자자 만나 경영전략 설명 '대세'
[뉴스핌=김연순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내달 초부터 중순까지 홍콩, 싱가포르 등을 돌며 현지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직접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한 IR을 직접 주관할 계획이다. 정부(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지분 매각을 앞두고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등 주요 금융권 CEO(최고경영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회사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EO로서 해외 기관투자자에게 경영 전략을 직접 설명하고 주요 주주와 우호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고경영자가 직접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해 주가 안정도 꾀할 수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이 새롭게 CEO가 됐으니 인사도 하고 경영전략도 얘기하는 자리"라며 "홍콩, 싱가포르에 있는 주요 주주 뿐 아니라 다른 기관투자자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회장이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글로벌시장에서 직접 그룹 전략, 구상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자연스럽게 안정감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에서 주요 주주이자 장기 투자자인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SAMA), 라자드 펀드 등의 최고의사결정자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회장은 재일교포 주주들과 잇따라 만나면서 '주주챙기기'에 나선 바 있다. 전임인 한동우 회장 역시 해외 IR에는 직접 나서 주주가치 제고와 신한의 기업가치 알리기에 주력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오는 23일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 행장은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해외 투자자 특히 연기금 투자자를 대상으로 우리은행의 실적과 전망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번 해외 출장은 잔여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회 성격이 짙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해외 IR을 계획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취임한 이후 줄곧 직접 해외 IR을 챙겨왔다. 김 회장은 주로 해외투자자와 1대1 미팅을 진행한다. 아직 해외 IR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하반기 쯤 직접 투자설명회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어느 때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대비 주가 저평가 등에 대해서도 설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은) 취임 이후 해외IR은 2015년을 제외하고 직접 챙겨왔다"면서 "그만큼 해외 IR은 그룹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전했다.
KB금융의 경우 아직까지 윤종규 회장이 직접 해외 IR에 나서기보단 최고재무책임자(CFO) 가 기업설명회를 맡고 있다. 다만 윤 회장은 적극적인 해외 출장을 통해 금융혁신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잠재투자자 저변도 확대하고 있다.
윤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미국과 동남아시장 출장길에 올랐다. 윤 회장은 특히 미국 출장기간 동안 구글, 아마존 등 대표적인 IT(정보기술)기업은 물론 골드만삭스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아 유명세를 탄 주식시장 분석 플랫폼업체 켄쇼, P2P(개인간) 대출업체 온덱 등 핀테크(금융기술)업체도 방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