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구글 같은 기술 기업들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실수로 인정했다. 이는 버크셔의 현금 보유 규모가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시점에서 나온 기술 기업에 대한 시각 변화로 평가돼 주목된다.
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워런 버핏 회장과 그의 오른팔 찰리 멍거 부회장은 투자에서 기술 분야에 대해 재평가하고 있다. 지난주 말 버크셔 본사가 위치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찰리 멍거는 항상 그렇게 해 왔듯이 '오마하의 현인'에게 과감한 발언을 했다.
<출처: 블룸버그, 워러 버핏 회장(오른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의 종이 마스크> |
버핏 회장은 그가 잘 깊이 이해하고 또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주식이나 사업에 집중한다는 투자원칙에 따라 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를 피해왔다. 하지만 6년 전에 IBM에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애플에 투자했다는 것을 들추어낸 것.
멍거 부회장은 "이는 버핏 당신이 투자를 배우고 있거나 아니면 미친 짓이었다"며 "나는 버핏 당신이 이를 통해 투자를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버핏 회장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감지 못한 내가 바보였고, 베조스가 그렇게나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구글에 투자하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이 아마존 창설자 제프 베조스와 구글 그룹을 찬양하면서 이들 기술기업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것으로 지난주 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를 데어리 퀸, 프룻오브더룸, 루브리졸, 가이코, 벤자민 무어 등을 보유한 기업 버크셔에게 상당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관측했다.
버크셔가 기업가치가 4100억 달러가 넘고 또 현금 보유 규모가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상태에서 이런 변화가 생긴 것은 향후 10년간 버핏 회장과 그의 후계자가 투자나 기업인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버핏은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버핏은 이들 기술 기업에 대해 "과거에는 성장이나 대규모 영업이익에는 자본투자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버핏 전문가인 조지 워싱턴대학의 로렌스 커닝험 교수는 "지금 당장 우버나 스냅챗 같은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버핏이 기술 분야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은 그가 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