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진작이 관건...대기업보단 중소·벤처기업 수혜 예상"
[뉴스핌=김양섭 정탁윤 백현지 우수연 김지완 이광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대해 10일 증권가는 대체로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중인 가운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증권업계는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언급한 '주식양도차익 과세' 등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주식시장에 부담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 예상했던 결과 '긍정적'..관건은 '내수'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측면에서 일단 주식시장엔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어제 대선이 예상을 벗어나진 않았다"면서 "예상대로 흘러갔으니 시장에는 긍정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길 유진투자증권 금융상품 상무도 "이미 시장에선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걸로 예상했고, 이변이 없었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영향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크지 않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국정 컨트롤타워 부재 리스크를 안고 있던 한국은 대선이후 정치, 외교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경기에 우호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자산운용사 중소형가치주펀드본부장은 "지금 주식시장 자체는 굉장히 눌려있던 게 터지면서 강하게 올라가는 장세여서 정책적 모멘텀까지 더해진다면 추가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시장 추가 상승의 관건은 '내수 활성화'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은 "내수가 극도로 침체돼 있어 당면 과제인 내수부양에 먼저 힘을 쏟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조익재 센터장도 "수출경기는 이미 좋다. 내수 경기가 뒷받침을 못해주고 있는데, 연초 이후에 반등은 했지만 다른 나라에 반등 속도에 비해선 눌린 상태다. 그만큼 차기 정권이 내수 부양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증시 상승에 있어서 중요한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주식시장이 이미 기대감을 상당부분 반영했다는 견해도 있다.
홍춘옥 키움증권 수석연구원은 "프랑스 대선이후 프랑스증시는 하락했다는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차기정부에 대한 정책기대감이 이미 상당부분 증시에 반영됐고, 이전 정부와 달리 인수위가 없어 '허니문' 기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정책적으로는 국내 투자금의 대부분이 몰려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자산시장이 호재인 것은 맞다"면서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어떻게 정책을 실현해나갈지는 '물음표'가 붙는다"고 덧붙였다.
B신평사 관계자도 "대선 이후 기업 실적들에 대한 긍정적인 뷰가 많이 나온다"며 "다만 실적이나 업황 하락 전환을 우려하는 섹터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산업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뷰를 확고히 가져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 중소·벤처기업 수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벤처기업들이 정책 수혜를 볼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이채원 부사장은 "지수는 그동안 급하게 올라온 탓에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면서 "지수가 서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쪽에 키높이 맞추기 하는 차원에서 그동안 못올랐던 종목들의 순환매가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초반에는 재벌 개혁 논조가 드러났었는데 이에 대한 강도는 다소 수그러지면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진행될 것 같고, 기업 입장에선 순환출자 금지 등의 이슈에선 압박을 느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민주화틀안에서 내수활성화를 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정책 방향"이라며 "결국 중소기업,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코스닥을 눈여겨 볼 필요있다"고 조언했다.
A운용사 본부장은 "중소형주대비 대형주가 워낙 실적이 좋기는 하지만 IT나 5G관련해서 실적보다 기대감으로 움직일 수도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프라 역시 새정부 초기에 관심을 받는 분야로 꼽았다.
◆ 증권업계 '주식 양도차익 과세' 공약 '부담'
증권업계 측면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언급했던 '주식 양도세 차익 과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양도차익 전면 과세 가능성은 일부 산업에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거래세 인하 여부, 손실 상계 처리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점에서 시행 여부는 상당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특히 주식양도차익 전면과세에 따른 증권업의 충격이 곧바로 해당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 요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C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 입장에선 향후 추진될 주식 양도차액 전면과세 가능성이 조금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대형 증권사 S&T 부문장은 "주식 자본차익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공약도 있던데 그런 부분들도 시간은 (현실화까지) 오래걸릴 것"이라며 "갑자기 시행하기에는 부작용이 너무 크지 않겠냐. 적어도 첫해는 지나야 윤곽이 나올 걸로 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